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 '8대 신성장엔진' 어디까지 왔나

메모리·LCD·DTV '불안한 1위'


삼성전자가 신수종사업으로 야심차게 진행시켜온 ‘8대 신성장엔진’은 어느 수준까지 성장했나. 삼성전자는 지난 2005년 11월 세계 톱3 기업 진입을 위해 ▦고용량 메모리 ▦디스플레이 ▦차세대 이동통신 ▦디지털 TV ▦프린터 ▦시스템 LSI ▦대용량 저장장치 ▦에어 컨트롤 시스템 등을 8대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만 2년8개월이 흐른 지금 메모리, 디스플레이, 디지털TV는 세계 1위를 지키고 있고 프린터와 대용량 저장장치(HDD) 사업은 세계적 업체들과 어깨를 겨루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차세대 이동통신, 에어컨트롤 시스템, 시스템 LSI 사업 등은 아직 세계 정상 수준과는 현격한 거리를 두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가 최근 조직을 개편하고 사업구조 정비에 나선 것은 그동안 야심차게 벌여온 신성장 동력 사업이 당초 목표를 충족시키지 못한 데 따른 위기감 때문일 것”으로 내다봤다. ◇불안한 1등… 메모리, LCD, 디지털TV= 들쭉날쭉한 시장 가격과 치열한 선두경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D램 28%, 낸드플래시 45%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메모리 부문은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LCD 패널과 디지털 TV 역시 세계 1위에 올랐다. 특히 디지털 TV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삼성은 20.0%의 점유율로 소니(17.2%)를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올 2분기 반도체 영업이익률이 8%로 고꾸라졌고, LCD도 1분기에 2%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시장 여건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디지털TV에서도 엔저로 가격 경쟁력을 높인 소니와 샤프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HP 위협하는 프린터, 약진하는 HDD=HP가 세계 시장의 절반 가량을 석권한 프린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컬러레이저 프린터를 중심으로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 1분기 컬러레이저 프린터 시장 점유율이 12.7%로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그러나 프린터 사업은 규모가 훨씬 큰 B2B 분야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0조원의 전체 프린터 시장에서 삼성은 2조5,000억원으로 2% 남짓의 점유율에 그쳤다. HDD는 세계 시장점유율이 2005년 7.2%에서 지난해 10.0%로 오르며 순위도 6위에서 4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소형 1.8인치 HDD를 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내년에 기업용 사업에 적극 나서 수익 창출과 성장성 확보를 동시에 도모하다는 전략이다. ◇나머지는 아직 걸음마=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은 지난달 미국에서 와이브로 상용서비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브라질, 일본 등 7개국에서 9개 사업자와 공급 및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세계적으로 와이브로 서비스의 경우 초기 단계다. 시스템 LSI(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세계 1등 제품을 디스플레이구동칩(DDI) 1개에서 내비게이터용 모바일 AP와 SIM카드용 스마트카드 IC 3개로 확대했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의 66%를 차지하는 시스템 LSI시장에서 삼성의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에어 컨트롤 시스템 사업은 지난해 개발 전담조직을 임원급 조직으로 신설하고 해외 마케팅조직과 유통조직을 구축하고 있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오는 2010년 매출을 2004년 매출 57조원의 2배 이상으로 제시했지만 지난해 58조원으로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며 “당시 제시했던 비전 가운데 상당수는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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