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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에 예상대로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내정됨에 따라 그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하나금융의 경영 흐름과 구도가 어떻게 흘러 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투 뱅크 체제 아래서 외환은행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인수합병(M&A)으로 어수선한 내부 조직의 결속도 도모해야 하는 게 당면 과제로 꼽히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에서 실질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짐에 따라 외환은행의 인사는 물론이거니와 금융권 전체로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60대 회장, 50대 행장'…세대교체 신호탄될 듯=사실 27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기 전에도 김 행장의 낙점은 기정사실로 통했다. 일부에서는 외부 인사의 발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론을 놓지 않았지만 대세론을 뒤엎지는 못했다.
김 행장은 이변이 없는 한 다음달 초 이사회와 오는 3월23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취임한다. 김 행장이 회장에 낙점됨에 따라 하나금융은 더욱 젊은 조직으로 변모할 것이 확실시된다. 김 행장이 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비어 있는 하나은행장 자리를 놓고 김병호 경영관리그룹 부행장과 이현주 리테일그룹 부행장이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 50대 초반으로 하나은행 뉴욕지점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다.
신한금융지주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국 나이로 이제 60세인 김정태 회장과 50대 행장이라는 투톱 체제는 그간 국내 금융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것으로 세대교체를 의미한다"며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지만 후발주자인 하나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더욱 젊어진 조직으로 한층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직 결속, 외환과의 통합작업이 첫 시험대=당장 김 차기 회장은 내부 조직 추스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단 5년간의 독립경영을 보장받은 외환은행은 윤용로 행장에게 맡기고 외환은행에 통근 양보를 한 하나은행 조직원들을 다독거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하나은행 직원들의 연봉 조정,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직원의 교차 인사, 하나은행의 개인금융과 외환은행의 기업금융 간 시너지 창출 등 민감한 작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높은 연봉과 조직 내 위치를 유지하는 외환은행 직원에 비해 하나은행 직원의 심리적 소외감은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문제점을 슬기롭게 해결해나가지 못하면 잠재된 불만이 누적돼 조직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경쟁력 강화 작업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하나금융은 미국의 교포 은행 새한뱅콥의 인수 등을 계기로 해외점포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김 차기 회장으로서는 윤 행장과 손잡고 외환은행의 역량을 이른 시일 내에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는 셈. 이와 관련해서는 향후 고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김승유 회장과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임박한 총선과 대선 등 정치적 외풍도 돌파해야 할 변수다. 외환은행 인수 특혜의혹 등과 관련해 정치권의 공세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탓이다. 그나마 김 차기 회장이 하나은행 내부 출신이라는 점은 이런 우려를 줄여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