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SI<시스템통합>시장 쟁탈 “집안싸움”

◎LG소프트 신규진출/LG­EDS와 한판승부 불가피LG그룹의 계열사인 LG­EDS시스템(대표 김범수)과 LG소프트(대표 이해승)가 「집안싸움」을 벌이게 됐다. PC용 패키지 소프트웨어 사업에 주력해왔던 LG소프트가 LG­EDS의 영역인 시스템통합(SI) 사업에 뛰어들면서 양사의 충돌이 불가피해진 것. LG소프트는 최근 대대적인 SI분야 경력사원 모집광고를 냈고,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알리는 등 SI사업 참여의사를 드러내면서 LG­EDS에 정식 도전장을 냈다. LG소프트 관계자는 『LG­EDS가 그룹내 SI와 SM(시스템 유지관리)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LG소프트는 국방·공공 등 대외 SI에 주력할 것이기 때문에 양사가 충돌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LG­EDS가 그룹내 물량 대신 LG소프트의 주력분야인 국방 등 공공 SI에 주력할 경우 실력 대결을 벌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요컨대 LG소프트는 양사의 사업영역을 「LG­EDS=그룹내 물량, LG소프트=외부 물량」으로 구분짓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LG­EDS가 지난해 대외 공공 SI분야의 수주규모에서 업계 1위라는 점과 국내 SI업계의 무게중심이 점차 그룹내 SM에서 대외 공공 SI로 옮아가고 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LG­EDS가 대외사업을 강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LG소프트가 이같이 주장한 것은 사실상 「한 번 해보자」는 도전장을 낸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LG­EDS가 대외시장에 주력할 것은 뻔한 일이고, 그렇다면 향후「LG소프트도 그룹내 물량에 손을 뻗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논리로 맞서기 위해 사전 포석을 깔고 있는 것이다.결국 LG소프트의 이번 SI사업 참여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그룹내 시장에서도 일정 지분을 확보하려는 계산을 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계열사와의 충돌이 뻔히 예상되는 데도 LG소프트가 끝내 SI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은 PC용 일반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시장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LG­EDS 김사장은 양사의 사업영역에 대해 『LG­EDS가 SI사업을 전담하고 LG소프트는 PC용 일반 패키지 소프트웨어에 주력하기로 하는 그룹 차원의 사업조정이 이뤄졌다』고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한편 LG그룹의 이같은 집안싸움은 현대그룹의 현대정보기술이 최근 계열사의 관련사업을 잇따라 흡수·통합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대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과 대조되는 일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SI시장의 2위 자리를 놓고 현대정보기술로부터 계속 추격당하고 있는 LG­EDS가 LG소프트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지도 관심거리다.<이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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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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