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대기업 2조4,186억 벌었다

■ 파생상품등 달러관리 적극

외환시장이 출렁거리면서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환율 추가 하락을 예상, 외환 파생상품을 통한 달러 관리에 적극 나섰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위 20대 기업들은 ▦환차익 3,729억원 ▦외환평가익 1조8,018억원 ▦외환 파생상품 순익 2,439억원 등 모두 2조4,186억원의 외환 관련 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 2003년 4,805억원 손실에서 대규모 이익으로 상황이 대폭 반전된 것이다. 환율 급변기에 그만큼 정확한 환율전망과 파생상품 이용이 기업수익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상장사협의회는 “현대자동차와 LG전자 등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에서 수출대금을 회수할 때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통화선물 등 외환 관련 파생상품을 많이 운용하고 있다”면서 “2003년 기업당 평균 수백억원의 파생상품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에는 122억원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성창숙 우리은행 외환딜러는 “환 헤지를 투기적으로 보지 말고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수출대금 대부분을 달러 등 외환으로 지급받는 조선업체들은 투기성이 적은 선물환을 통한 헤지로 실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1년부터 환리스크 헤지를 전담하는 국제금융팀을 신설, 100% 헤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선박수주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선물환거래를 통해 환율 급변동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도 5년째 선물환을 통한 헤지를 하고 있다. 송영도 대우조선 외환업무팀 부장은 “상황에 따라 리스크에 노출되는 부분의 70%에서 많게는 100% 정도를 헤지하고 있다”며 “그동안 환율이 꾸준히 떨어졌기 때문에 헤지를 통해 막대한 환차손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GM대우차는 장래 수출물량에 대해서도 환율하락 위험을 커버하기 위해 유럽지역 수출 예상분에 대해 유로화를 원화로 바꾸는 장기 선물환거래를 활용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경우는 지난해 외환 신디케이티드론과 올 1월 발행한 달러표시 채권의 환율상승 위험을 줄이기 위해 통화스와프거래를 통해 원화로 바꿔놓은 상황이다. 자동차운반 전문 해운회사인 유코카캐리어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원화채권을 발행하고 이를 달러부채로 바꾸는 통화스와프거래를 체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LG전자도 부분적으로 범위선물환을 이용, 환위험을 줄이고 있다. 기업들의 외환 파생상품거래는 올해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승호 한국은행 국제국 외환시장팀 차장은 “올해 1ㆍ4분기 중 국내 은행간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사상 최고치인 76억달러”라면서 “특히 국내기업들의 환헤지 수요증가로 선물환(757.9%), 외환 스와프거래(68.9%), 파생상품거래(111.3%) 등의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외환 파생상품을 통한 환 헤지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월 수도권의 수출 중소기업 18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58%가 이미 환율하락으로 피해를 입었으며 피해업체 가운데 19%는 출혈수출을 했고 15.6%는 수출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만호 산업은행 금융공학실장은 “외환 파생상품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아가고 있고 중소기업ㆍ벤처ㆍ개인들도 환율 변동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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