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가총액 30위 이내의 대형주 비중은 줄이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의 대형주 보유 비중이 이미 상당수준에 달하고 있어서 더 이상 비중을 확대하기가 어려운데다 중소형주가 수익률 관리측면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투자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주 가운데 사업전망이 좋거나 주가가 실질가치보다 낮은 종목 등을 골라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2002년 35%에서 지난해 7월 43%대까지 높아졌다가 최근에는 41%로 낮아지는 등 시장 전체적으로는 숨고르기를 하고있다. 특이한 점은 외국인들이 대형주에 대한 투자비중은 줄이고 중소형주 투자는 늘리는 포트폴리오 재편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이 2003년 2월 이후 2년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비중 변화를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 30위 이내의 대형주 비중은 76%에서 68%로 감소한 반면 중형주(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3조미만)에 대한 보유비중은 19%에서 23%로 4%포인트 높아졌다. 시가총액 5,000억원 미만의 소형주 비중도 5%에서 9%로 늘었다. 박경림 슈로더투신운용 이사는 “외국인이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를 늘린 건 대형주의 물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 보다는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투자해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저평가된 중소형주 발굴작업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중소형주의 주가상승률이 대형주를 앞지르고 있다. 자본금 750억원 이상의 대형주(증권선물거래소 기준)는 올들어 지난 17일까지 12.29% 올라 종합주가지수 상승률(12.30%)과 비슷했지만 중형주(자본금 350억원 이상 750억원 미만)는 지수보다 두 배 이상 높은 29.74%의 상승률을 보였다. 소형주도 같은 기간에 39.61%나 올랐다. 외국인의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에 따라 종목별 주가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POSCO는 지난해 말 외국인 지분율이 70%까지 늘면서 주가가 20만원을 돌파했지만, 이후 지분율이 65%까지 낮아지면서 18만원까지 떨어졌고, 삼성SDI도 지난해 8월 외국인 지분율이 41%일때는 주가가 12만원이었지만 최근에는 지분율이 36%로 곤두박질 치면서 주가도 9만원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CJ홈쇼핑은 지난해 11월 26% 수준이던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37%로 높아지자 주가도 4만원대에서 8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현대모비스도 지난해 3월 외국인 지분율이 32%에서 46%로 급상승함에 따라 주가가 4만8,000원에서 6만8,000원대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소형주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이들 종목의 투자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소형주의 기조적 강세는 과거에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던 현상”이라며 “외국인이 대형주에 대한 과매수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중소형주 쪽으로 눈을 돌릴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다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속속 등장하는 등 국내 기관들도 저평가된 중소형주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 이들 종목들의 강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경림 슈로더투신운용 이사는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늘고있다”며 “슈로더도 음식료ㆍ자동차부품ㆍ제약ㆍ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알짜 중소형주 발굴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파비엔픽텟앤파트너스가 한국 중ㆍ소형주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만든 쓰리킹덤스펀드는 오성엘에스티ㆍ프롬써어티ㆍSM엔터테인먼트ㆍ크로바하이텍ㆍ한성엘컴텍ㆍ빛과전자ㆍ재영솔루텍 등 코스닥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