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긴급점검, 아파트 후분양제] 2. 위기의 건설업계

`원가절감, 품질경영 없인 생존 없다`후 분양제 도입은 선 분양에 안주해 온 건설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줄 전망이다. 자금력과 경쟁력 없는 건설사ㆍ시행사는 곧바로 시장퇴출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 이에 따라 일부 건설사는 `건설업계의 연쇄부도`를 내세우며 후 분양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후 분양제는 건설업계의 구조 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건설업계는 선 분양이라는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후 분양에 맞는 새 시스템을 갖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먹구구식 경영, 설 땅 없다=선 분양에서는 자금 없이도 아파트 사업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토지비만 있으면 선분양을 통해 즉, 소비자로부터 돈을 빌려 사업을 하는 것이 가능한 구조였다. 그러나 후분양 제도가 도입되면 자금조달이 훨씬 어려워 진다. 자체 자금으로 공사를 진행하던가 금융권에서 파이낸싱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먹구구식으로 경영을 해왔던 건설사 및 시행사는 더 이상 설 땅을 잃게 된다. 경영성과와 재무구조 등 건설사와 시행사의 신뢰도가 금융권 대출의 잣대가 되기 때문. 주택산업연구원의 장성수 박사는 “후분양제도가 실시되면 자금운용의 투명성과 전문성이 확보되는 경쟁력 있는 시행ㆍ건설사 중심으로 건설업계가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물량에서 품질경영으로 전환해야=그 동안 건설업계는 온실에서 사업을 해왔다. 제도적으로 상품을 만들기도 전에 판매가 가능, 리스크가 적고 입주 후 아파트의 질보다는 분양완료에 대한 관심을 더 쏟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후분양제가 도입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아파트의 질은 분양에 있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업체들은 상품개발에 더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된다. 또 건설사들은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서 브랜드 관리에 더 힘쓸 수 밖에 없다. 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 박사는 “중소업체라도 품질 및 브랜드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경영전략도 과거 물량 위주에서 질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내다봤다. 원가절감도 건설업계가 추구해야 되는 분야. 사실 그간 건설업계는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질 좋은 상품을 다른 회사보다 싼 값에 공급하는 능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그 회사는 소비자로부터 외면 당하는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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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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