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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것이 아름답다' 1973년 영국의 경제학자 슈마허는 이 같은 제목의 경제 비평서를 냈다. 대량화, 거대화를 맹신하고 있는 현대 경제를 비판하며, 좀더 작은 단위의 기술이 환경과 인간에 더 유익하고 가깝게 다가온다는 이론이다. 테크놀러지 발전방향에 초점을 맞춘 슈마허의 이 같은 예측이 국내 주거문화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넓고 화려한 집을 찾는 시대는 끝나고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는 맞춤형 주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화와 핵가족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 '미니 주택'이 부동산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오를 때는 크게 오르고 내릴 때는 적게 떨어진다'는 대형 아파트의 신화도 깨진 지 오래. 이제 수요가 넘치는 미니 주택이 부동산 투자 시장의 '뉴 트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 5,000만~1억원 소액투자로도 안정된 수익 가능
1인 가구 늘어 수요 급증세
도심내 소형주택 '귀하신 몸'
다가구 임대땐 연 7~8% 수익
전세가가 분양가보다 높은곳도 ‘미니 주택을 잡아라’ 불황에 길을 잃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초소형 주택’이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년 전부터 건설사들이 중대형 위주로 주택을 공급하면서 도심 내 소형 주택의 희소성이 커진 데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의 큰손들마저 소형 주택 투자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잠실 일대에서 33~66㎡형 대 소형 아파트, 오피스텔은 매물이 없어서 못 구할 정도다. 소형 주택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법원 경매를 통해 다세대ㆍ다가구 주택 등을 낙찰 받거나, 직접 소형 아파트ㆍ오피스텔을 매입해 임대를 놓을 수도 있다. 입지와 주택 유형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5,000만~1억원 사이의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다가구ㆍ다세대 경매 투자 수익률 연 7~8% 넘어= 경기도 안양에서 요식업을 하던 김모씨(43)는 지난 2005년 주변의 권유로 경매를 통해 다세대 주택 1채를 낙찰 받았다. 이 주택의 시세는 8,000만원이었으나 경매 시장에서 6,000만원 수준에 매입이 가능했다. 김씨는 이 주택을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원을 받으며 2년 간 임대를 했고, 2007년 1억원에 되팔았다. 2년간 연 10% 대의 수익을 올린 데 이어, 4,000만원의 시세 차익까지 챙긴 것이다. 김씨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소형 미분양 아파트, 연립 등에 꾸준히 투자해 지금은 월 400만원의 고정적인 수익을 얻는 임대사업자로 변신했다. 부지런히 발 품을 팔 고 시장의 불황기와 호황기를 유연하게 이용한 것이 김씨 재태크의 성공 요인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 소형 주택 투자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다. 최근에는 경쟁이 치열해지며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치솟고 있다. 자칫 대출을 끼고 무리하게 낙찰을 받으면 은행에 돈을 넣어놓는 것만 못할 수도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소형 경매 투자 등에서도 시세보다 20~30%는 싸게 매입하겠다는 ‘저점 투자’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도심권 주택만 고집하기 보단, 수도권 외곽 구도심으로 눈길을 돌려 보는 것도 방법이다. 윤재호 메트로 컨설팅 대표는 “신규 공급이 적고 슬럼화된 수도권 외곽 구도심의 소형 주택이 서울 도심권보다도 오히려 수익성이 좋을 수 있다”며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틈새 경매 물건을 싸게 매입해 임대를 놓으면 연 7~8% 이상의 안정된 수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형 주택 전세가 분양가보다 높은 곳도= 지난해 7월 입주가 시작된 서울 송파구 잠실 리센츠 아파트 42㎡형은 이 일대에서 가장 귀한 아파트로 통한다. 분양가는 1억8,000만~1억9,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시세가 3억8,000만원 수준으로 두 배나 뛰었다. 전세가도 2억원에 달하는 등 분양가 보다 오히려 전세가가 높을 정도다. 잠실동 복음공인 사장은 “잠실 일대에서 희소성 큰 초소형이기 때문에 수요가 끊이질 않는다”며 “최근에는 중대형만 찾던 부동산 투자자들마저 초소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경쟁을 통한 ‘당첨’의 관문을 넘어야 하지만 서울 주요 입지에 위치한 초소형 주택을 분양 받는 것도 재테크 수단이다. 미분양 주택 가운데 초소형을 찾아보거나, 분양권을 매입하는 방법도 있다. 입지만 좋으면 투자 대비 수익률이 중대형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을 보면 소형이 중대형을 크게 웃돌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전용85㎡ 초과 아파트는 매매가가 2.25%, 60~85㎡는 2.1% 오르는 데 그쳤지만, 60㎡ 이하는 두배 가까운 3.76%나 상승했다. 김규정 부동산 114 부장은 “소형 아파트가 연초부터 먼저 오름세를 탔으며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는 줄어도 가구 분화 등으로 1인 가구는 오히려 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파트의 경우 초기 투자금이 적어도 1억~2억원은 드는 만큼 초보 투자자들이 만만하게 보고 덤벼들 상대는 아니다. 무조건 소형만을 고집하며 교통 등이 안 좋은 외곽 지역 주택을 매입할 경우 매매가도 오르지 않고 세입자도 구하기 힘든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윤재호 대표는 “아파트 시장은 가격이 워낙 올랐다 보니 초보ㆍ소액 투자자에게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목돈이 어느 정도 생겼을 대 강남권이나 도심권 등 ??은 층의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 주요 입지를 대상으로 선별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