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文煥(한국문화정책개발원장)
요즈음 이른바 「세계화」와 더불어 인구에 회자되는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단어는 사실상 일제영어다. 1995년께부터 96년에 걸쳐 금융제도와 연관하여 일본 매스컴에서 빈번하게 등장했다.
같은 의미의 세계표준이라는 단어는 이미 80년대 후반에 쓰이기 시작해 92, 93년 무렵 정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로 퍼스널 컴퓨터를 다룬 기사에서 사용되었다.
「세계표준의 시대」라는 책에 따르면 이는 시장경쟁에서 설정된 규격과 규칙이라고 정의된다. 즉,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 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단지 상품뿐 아니라 사회제도의 표준화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으로서 심각한 불황으로 자신상실에 빠져 세계표준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있다 해도 현재 진행 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표준을 주어지는 것으로만 생각해서는 불이익이 크다는 주장도 들려온다.
국제표준화기구(ISO)도 각국의 이해득실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고 비유컨대 축구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10㎝를 파고 드는 힘인 만큼 다리가 짧다고 해서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다. 항상 기술혁신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스포츠만의 이야기가 아닐지 모르겠다는 아사히신문 기자의 촌평이 흥미롭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도 있지만 제아무리 세계화의 물결이 거세다 할지라도, 그리고 그것이 자칫 문화제국주의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 할지라도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신의 깊은 곳에 있는 의식」 또는 우리 자신의 가치 중 세계적인 보편성을 획득할 만한 요소를 찾고, 가꾸고, 알리는 작업을 소홀히해서는 안될 것이다.
문화제국주의를 「토착문화를 희생시키는 대가로 외국문화의 가치와 습관을 고양·확산시키려는 정치력과 경제력의 효용」이라고 정의한다면 경제적 관점을 문화적 관점보다 우위에 놓았을 때 초래되는 폐해가 무엇인지는 실로 자명하다 할 것이다.
<<영*화 '네/고/시/에/이/터' 애/독/자/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