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지 워싱턴 포스트가 30일 사설을 통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의 외교.안보 정책을 '진지하고 실질적인'대안이라고 긍정 평가하면서 미국에 "새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케리 의원의 주장을 '옳다'고 말해 사실상 케리 의원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사설은 케리 의원이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해 "(동맹을) 설득해야 할 때 협박했고, 한 팀을 꾸려야 할 때 독불장군식으로 갔다"고 비판한 대목을 들어 "이라크와 다른 곳의 상황을 보면 그 비판의 진실성은 명약관화(glaringly) 하다"며 "뿐만 아니라 그같은 손상의 수선과 복원은 새 대통령을 요구한다는 케리 의원의 지적 역시옳다"고 말했다.
사설은 케리 의원의 외교.안보 정책의 목표 등 근간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과 다를 바 없으며,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 다른 책임있는 대안이 거의 있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케리 의원의 주장은 자신이 그 정책들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유권자의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아니지만, 올바른 제안으로 보인다"고밝혔다.
사설은 다만 "9.11 이후 시대의 새로운 동맹시대를 열겠다"는 케리 의원의 공약과 관련, "강력한 동맹 구축에는 공통의 전략 비전이 있어야 하는데, 케리 의원은그동안 미국이 세계에서 추구해야 하는 선(善)에 대해선 별로 말하지 않았다"며 "케리 의원은 중동 민주주의 신장, 빈곤 국가 발전 지원 등에 대해서 보다는 외국과 경쟁에서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데 대해 더 많이 말했으나 이것으로는 동맹을 촉진시킬 수 없다"고 미흡한 부분을 지적했다.
사설은 "미국과 프랑스, 독일, 한국 같은 나라들간 긴장은 부시 대통령 이전부터 비롯된 것이며 부시 대통령이 떠난다고 사라질 것은 아니다. 이들 국가 지도자들 역시 미국의 힘에 도전하고 제어하려는 야망이 있는 것이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주 시작된 케리 의원의 외교안보 정책 구상 제시에 대해 이 신문은 "요란하게 신문 1면을 장식하거나 전국적인 시선을 모으는 것은 아니지만 그게 케리 의원다운 일"이라며 "케리 의원은 `이라크 임무 포기'라는 대담하나 무책임한 제안으로부시 대통령과 차별화하라는 유혹을 이겨내고, 불가피했던 전쟁의 기본 명제는 받아들이면서 현 정부의 최대 실책들을 제대로 짚어 진지하고 실질적인 대안들을 내놓고있다"고 적극 평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