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27일 독일 바이에른주 연설에서 “ECB 통화 정책이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출구 전략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가 그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금융권에 3조유로(한화 약 4,265조원) 이상을 풀어 인플레 위험을 높였다는 지적에 대해 “자연적인 자금 회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유로 지역의 인플레가 내년에도 ECB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이는 추가 부양의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발언은 총선 후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가 이날 5년과 10년 만기 국채를 일단 성공적으로 발행한 가운데 아직도 남아있는 시장 불안을 가라앉히려는 계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채무 위기가 이탈리아 선거 후폭풍으로 더 버티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한편, 내달 4일 소집되는 유로지역 재무장관 회담에선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 자금 상환을 늦추는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탈리아 총선발(發) 유로 위기 재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의 하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