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덤'에 선 김병현·김선우, '낙원'에 선 박찬호

한국인 투수 3명이 하루 차이로 '투수들의 무덤'과 '투수들의 낙원'에서 잇따라 선발로 등판한다. 김선우(28)와 김병현(26ㆍ이상 콜로라도 로키스)이 9일(한국시간) '투수들의 무덤'으로 우명한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지는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더블헤더 두 경기에나란히 선발로 등판한다. 박찬호(32ㆍ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10일 '투수들의 낙원'인 홈구장 페트코 파크에서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 등판한다. 무엇이 '무덤'과 '낙원'을 결정지을까. 쿠어스필드는 공기 저항이 적은 1천600m높이에 지어져 '무덤'이 됐고 텍사스 레인저스 홈구장 알링턴 아메리퀘스트 필드는 들어온 바람이 빠져 나가지 못하는 특이한 구장 구조 때문에 상승기류가 발생해 '무덤'이 됐다. 그러면 그게 전부일까. 또 하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연고지의 습도다. 공의 크기와 무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바로 습도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룰에 따르면 공의 둘레는 9인치(22.86cm)에서 9.25인치(23.50cm)사이, 무게는 5온스(141.75g)에서 5.25온스(148.83g)로 규정돼 있다. 같은 공인구라도크기에서는 최대 0.64cm, 무게에서는 7.08g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얘기다. 2000년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연구한 바에 따르면 9인치에 5온스 무게의 '작은공인구'는 정확히 방망이 중심에 맞을 경우 9.25인치에 5.25온스 무게의 '큰 공인구'보다 평균 49.1피트(14.96m)가 더 멀리 나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처음 공을 만들 때의 크기와 무게가 주변 습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것이 문제다. 습도가 높으면 순모로 감은 야구공이 습기를 흡수해 커지고 무거워지지만 습도가 낮은 경우에는 오히려 처음 만들어졌을 때보다 가볍고 작아지기 때문이다. 쿠어스필드의 경우 해발도 높지만 청명한 날 습도가 낮은 것으로 유명하다. 콜로라도 주장에 따르면 공 크기는 8.5인치(19.13cm)까지 줄어들고 무게는 4.6온스(130.41g)까지 가벼워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로라도는 2002년부터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감시 아래 습도 50%의 습도조절기속에 공인구를 보관, 공이 규정 보다 작아지고 가벼워지는 것을 막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은 다른 구장에서보다 작게 느껴진다는 게 투수들의 불만이다. 쿠어스필드가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크기를 자랑하면서도 '투수들의 무덤'이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그리 크지 않은 샌디에이고 홈구장 페트코 필드가 절대적으로 투수들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엄청난 습도 때문이다. 특히 밤에는 인근 태평양의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아예 안개처럼 구장을 뒤덮기때문에 타구는 다른 구장에 비해 멀리 나가질 않는다. 투수들에게 유리한 이유다. 김선우는 9일 플로리다 에이스 조시 베켓과 선발 맞대결을 벌이고 김병현은 이스마일 발데스와 맞붙는다. 또 박찬호는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과연 낙원과 천국에 등판하는 3명의 한국인 투수가 어떤 결과를 얻을지 관심을모은다. (알링턴=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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