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선플 달테니 돈 내라”…맛집찾기 앱의 함정

“월 12만원을 주면 좋은 댓글 몇 백 개를 주기적으로 올려주겠다고 (제안을 받았는데) 거절하자 그 이후로 악성 댓글이 너무 많아지더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레스토랑과 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는 연예인 홍석천이 지난 7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홍씨는 이후 문제가 된 맛집 찾기 어플리케이션(앱)에서 자신의 레스토랑 이름을 전부 빼는 강수를 뒀다. 홍씨의 사례가 전해지자 비슷한 경험을 한 가게 주인들이 앱 제작업체에 유사 사례를 제보하는 일이 잇따랐고 업체는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홍씨 사건 이후 이른바 맛집 검색 애플리케이션 ‘선플 협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윙스푼’이나 ‘아임인핫스팟’ 등 맛집을 소개해 주는 맛집 검색 스마트폰 앱이 악성 댓글 알바의 새로운 무대가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고 젊은 층이 몰리는 대학가와 번화가 식당 점주의 경우 이들 앱의 악성 댓글에 대한 우려를 토로하는 목소리가 크다. 악성 앱 댓글로 매출 하락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7)씨는 “주 고객층이 근처 직장인들이어서 조금이라도 나쁜 글이 달리면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그는 “소문이 중요한 음식 장사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가게 별점을 확인한다”며 “홍석천씨야 연예인이고 유명하니까 리스트에서 빼도 되지만 우리 같은 일반인은 그게 되겠나. 달라고 하면 줘서라도 홍보해야지”라고 말했다. 직장인 A씨는 “(앱에서 매기는) 별점이 낮거나 나쁜 평가가 달려 있으면 가려고 마음 먹었다가도 바꾼다”며 “이미 식당에 가본 사람들의 이야기가 써 있는 거라 아무래도 믿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는 “너무 나쁜 말이 적혀있으면 괜히 갔다가 기분 나빠질까 봐 선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맛집찾기 앱을 만든 제작사는 이용자들의 댓글과 평점에 손을 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정 금액을 받고 정보를 제공해왔던 종전의 맛집 소개와는 달리 이용자들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앱 특성을 훼손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유다. 대신 순수하게 이용자들의 평가로만 점수가 매겨질 수 있도록 투명하게 댓글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윙스푼을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 측은 “업체와 연결된 홍보대행사에서 의도적으로 평가글을 조작하려는 움직임이 확인되면 해당 글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불법성이 의심되는 아이디는 모니터링을 통해서 미리 걸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맛집찾기 앱인 아이쿠폰 측은 “맛집을 소개하는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지금까지 대부분 맛이 없다는 고객들의 항의였지만, 직접적인 평가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에서는 오히려 가짜 댓글이 문제가 될 소지가 많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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