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그리스 위기 확산 막으려면 유로본드 발행 서둘러야"

차모르겔리스 에게국립大 교수


"집권당인 파속은 물론이고 제1야당인 신민주당(Nea Demokratia)도 유로본드 발행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국가부도 사태가 유럽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유로본드 발행은 빨리 추진돼야 합니다." 야니스 차모르겔리스(사진) 에게국립대학 국제경제학 교수는 유럽연합(EU) 내부에서 유로본드 발행 여부를 둘러싸고 찬반논쟁이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 "남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재건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유로본드를 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U가 그리스 자금지원에 늑장대응하고 있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차모르겔리스 교수는 "그리스 지원에 EU의 대응이 느리다. 지금부터라도 유로본드 발행을 서둘러야 한다"며 "위기에 처한 국가를 도와주는 차원이 아니라 EU 전체의 이익을 위해 EU공동체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거나 만기를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유로본드 발행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로본드 발행에 따른 이자부담 경감을 역설했다. 차모르겔리스 교수는 "가산금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그리스가 국제금융시장에서 국채를 발행하면 금리가 15%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며 "유로본드를 발행하면 금리는 3%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사태를 포함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개별 국가의 재정위기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역할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모르겔리스 교수는 "주요7개국(G7)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금융시장 불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재정ㆍ금융위기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IMF와 WB의 역할과 위상이 높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에 대해서도 혹평을 쏟아냈다. 차모르겔리스 교수는 "개별 국가의 금융과 재정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신용평가기관이 특정 국가를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그리스 신용등급을 몇 단계 내리고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실수이다. 이는 투자가들의 장난술에 다름 아니다"고 질타했다. 그는 프랑스와 영국의 재정적자와 성장률에 문제가 생긴다면 신용평가기관이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그는 "신용평가기관은 그들과 사업을 하는 국가나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내리고 그렇지 않으면 나쁜 등급을 매긴다"면서 "국가 신용평가를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IMF와 EU,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모르겔리스 교수는 달러 가치 방향성에 대해 "미국은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약 달러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위안화와 유로화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 경제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주체는 역시 미국과 EU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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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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