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다카오의 스타일

제8보(101~112)


장쉬의 행마에 가속이 붙었다. 백2로 꼬부리는 수에 흑3의 굴복이 불가피하다. 여기서 백4로 짚어간 수가 또 천하일품. 다카오 신지는 얼른 응수를 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시간을 썼다. 검토실에서는 흑5로 참고도1의 흑1에 끊어 변화를 구하는 그림이 연구되고 있었다. 그것이면 흑7까지로 백진이 많이 부서질 것이다. 그러나 10분쯤 뜸을 들이던 다카오는 실전보의 흑5로 순순히 받았다. 참고도1은 도처에 약점이 남아 흑이 견디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이것이 다카오 신지의 스타일이야. 아무리 불리해도 두터운 길로 간다는 것이지.”(나카노9단) “아직 불리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거예요.”(하네 9단) 백6 이하 백10은 검토실에서 진작부터 예측했던 수순이다. 여기서 다카오는 또 10분의 시간을 썼다. 검토실에서는 참고도2의 흑1 이하 5가 유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카오 신지는 흑11로 중원을 단단히 지켰다. “바로 그 자리를 백이 두는 것이 선수가 된다는 점이 포인트야. 그런 요처를 백에게 내줄 수는 없다 이거지.”(나카노) 다음 순간 장쉬의 백12가 노타임으로 놓였다. “역시 명인의 솜씨야. 용서가 없어요.”(하네) 백12는 교묘한 사석작전이었다. 이 수의 효과는 다음 보에 확실하게 나타난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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