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나로호 발사 성공 이후] 이판에 우주 예산 뒷걸음… 한국형발사체 투자 최소 2배 늘려야

■ 우주강국 도약하려면<br>2007년 3500억서 작년 2400억으로 뚝… 전체R&D 1.5% 그쳐<br>인력도 대폭 확대해야 경쟁국 따라잡기 가능


국내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그동안 인공위성 개발 분야로만 치우쳤던 국내 우주개발 역사에 발사체라는 또 다른 한 축이 세워졌다. 우주강국 도약을 위한 국내 우주개발 역사가 본격화된 것이다. 최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일본ㆍ인도 등 경쟁국들은 우주개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우주강국으로 본격적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자 발사체 기술 확보 필요=달 탐사 등 좀 더 먼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기술은 우주 궤도상에 머물거나 다른 행성을 탐사하는 위성체(탐사선)와 이를 우주로 보내는 발사체, 그리고 위성체와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우주센터와 발사기술 등 3박자가 고루 갖춰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위성체 개발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지만 우주발사체의 경우 이제 첫 걸음마를 뗀 수준이라는 평가다. 나로호의 경우 1단 발사체를 러시아로부터 도입해 추가적인 활용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독자 우주발사체 연구개발(R&D) 중 가장 큰 어려움은 핵심부품을 외국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분야는 선진기술을 배워야 하고 일부 분야는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개발하는 것보다 부품을 수입해 사용하는 것이 보다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권세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대형 발사체의 경우 대륙간탄도탄(ICBM) 등의 군사기술과 밀접하기 때문에 선진국으로부터의 기술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과학위성과 다목적 실용위성을 올린 경험을 토대로 독자적인 발사체 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18년으로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국형발사체(KSLV-II) 개발이 우리나라의 우주강국 도약을 위한 시금석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우연은 나로호 발사에서 얻은 기술을 토대로 지난 2010년부터 '한국형 발사체(KSLV-II)'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1조5,449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2014년까지는 설계 기간으로 7톤급 액체 엔진의 개발이 핵심 목표다. 2단계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로 강력한 추진력을 낼 수 있는 75톤급 로켓엔진을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될 3단계는 75톤급 엔진 4기를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개발한 뒤 최종적으로 2회의 발사를 시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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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LV-II는 아리랑 시리즈와 같은 1.5톤급 실용위성을 고도 700~800㎞의 저궤도에 올려 놓는 것을 목적으로 향후 달 탐사를 추진에도 활용될 계획이다. 즉 KSLV-II는 실용위성 발사를 시작으로 정지궤도 위성발사, 달 탐사, 그리고 화성이나 목성 등 다른 외계행성 탐사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핵심적인 우주발사체인 셈이다.

◇예산·인력 등 꾸준한 지원 필요=전문가들은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예산은 2007년 3,500억원에서 지난해 2,4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같은 기간 국가 R&D 예산에서 우주개발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3.5%에서 1.5% 수준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권 교수는 "주요 우주선진국들은 우주개발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이에 크게 뒤처진 상태"라며 "우주개발 예산을 최소 2배 이상 늘리고 민간 참여를 확대해야만 경쟁국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SLV-II 독자개발이 완료되면 우리가 개발한 인공위성을 외국에 보내 발사대행을 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정부 계획대로 2018년 독자발사에 성공하면 미국과 러시아 등의 선진국과 우주개발 공동연구 등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해져 달 탐사 이후 유인 우주탐사 계획 등도 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KSLV-Ⅱ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75톤 중형 엔진의 신뢰성과 경제성을 높여 위성의 수출산업화를 모색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해외의 위성을 국내에서 수주해 국산 발사체를 국내에서 발사하는 등 상업용 발사체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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