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관광 한국' 성공하려면


지난해 가을 파리에서는 롤러 블레이드를 탄 수백명의 사람들이 자정 무렵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에펠탑을 출발, 파리 시내를 질주하는 행사가 열렸다. 파리시가 유럽 전역의 롤러 블레이드 동호회원을 초청, 시내를 일주할 수 있도록 기획한 축제였다. 다음날 아침 이들은 백화점 개점 시간에 맞춰 쇼핑센터 앞에 나타난다. 5~6대의 버스가 후문에 정차, 개점과 동시에 쇼핑할 수 있도록 파리시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관광 대국인 프랑스는 이처럼 축제와 음악회, 전시회 등을 끊임없이 개발,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이름난 식당들과 대형 백화점, 명품 브랜드숍 등과 연계해 먹고, 즐기고, 쇼핑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우리 나라에도 중국 관광객의 입국 증가와 함께 F1 코리아그랑프리, LPGA 하나은행 챔피언십 등의 국제 행사가 연달아 개최되고 외국 관광객의 방문도 계속 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은 '쇼핑'을 가장 하고 싶은 요소로 꼽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즐거운 체험을 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관광객들이 원하는 것이란 즐거운 시간을 보내되 그 나라 이외의 곳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즐거움을 찾는 것일 텐데 이에 대한 준비는 아직 미흡해 보인다.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 관광과 소매유통과의 연계는 현 국내 관광 산업 관련 종사자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각종 국제 행사 역시 이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쇼핑ㆍ식당ㆍ전통체험 등과 연계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적인 준비를 선행해야 한다. 특히 지방에서 이뤄지는 행사의 경우 관광과 쇼핑의 연계는 보다 쾌적한 여행 환경을 제공하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서비스가 본격화될 때 국내 유통업은 수출 산업과 같은 역할을 하며 '내수'를 넘어 외화벌이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전통 시장 체험 역시 국내 유통업계가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다. 전통 시장과 대형 유통업체가 함께 관광객 유치에 뛰어든다면 가장 한국적인 정서와 쾌적한 현대 유통의 경험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배려할 수 있을 것이다. 관광과 유통은 더 이상 별개의 영역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는 국내 소비 감소와 유통업태 간 갈등으로 고전하는 국내 유통가에 새로운 성장 요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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