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어치 이동전화 무료통화권’, ‘520만화소 디지털카메라’, ‘최신형 프린터’, ‘휴대폰’, ‘현금’…. 정부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초고속 인터넷시장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100만원 상당의 이동전화 무료 통화권에 현금까지 경품으로 등장해 초고속 인터넷시장이 ‘야바위판’으로 전락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학기와 이사철로 초고속 인터넷 시장이 최고의 성수기를 맞으면서 KT, 하나로텔레콤, 파워콤 등은 불법행위까지 동반한 ‘춘투(春鬪)’에 매달리고 있다. 통신위원회가 최근 “과도한 경품제공 사례를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은 이를 정면으로 비웃기라도 하듯 경품살포 전쟁을 벌이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업체들은 저마다 가입자 기반을 크게 확대해야 할 이유를 갖고 있다. KT는 지난해 처음으로 가입자 기반이 축소되자 올해는 반드시 실지(失地)를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나로텔레콤도 올해는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영업기반 확대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으며, 지난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뛰어든 파워콤도 연말까지 ‘고객 100만명 확보’의 기치를 내걸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의 ‘봄맞이 전쟁’이 치열하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메가패스, 하나포스, 엑스피드 등 초고속인터넷서비스 가입 때 100만원어치 무료 이동전화 이용권과 20만~30만원대의 IT기기를 제공하겠다며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또 기존 초고속 인터넷을 해지하면 위약금을 대납해주거나 1년간 이용료 면제, 심지어는 현금까지 지급한다는 내용의 전단지가 살포되고 있다. 현행법상 1년간 이용금액의 10%가 넘는 경품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다. 초고속인터넷업계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방송과 인터넷을 결합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고 있고, 다른 초고속 인터넷업체마저 신규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과도한 경품은 일부 위탁점들의 문제로 본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