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헤지펀드 高수익률 "이젠옛말"

증시가 오르건 내리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던 헤지펀드도 최근의 증시 하락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익률 신화에 금이 가고 있는 셈이다.헤지펀드 조사 업체인 CSFB트레몬트에 따르면 90년대 중반 연간 투자수익률이 20%를 넘었던 헤지펀드는 2000년 이후 세계 증시의 침체로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 올 들어 지난 6월까지의 수익률은 1.34%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 6월 한 달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0.84%를 기록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 같은 실적 부진이 지속되자 헤지펀드들은 포트폴리오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렸고, 런던의 배이어드 파트너처럼 아예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주고 펀드 운영을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지펀드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타스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운용자산 규모가 4,500억~5,000억 달러 규모인 헤지펀드 업계에 지난 1ㆍ4분기 유입된 자금은 56억 달러. 이 같은 자금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억 달러 이상 줄어 든 것이다. 공매도와 레버리지(부채비율 조절)를 이용한 투자로 하락장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던 헤지펀드가 이렇게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이유는 투자대상 축소 및 주가 예측의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CSFB트레몬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전환사채 발행이 감소, 투자대상이 축소된 것이 일차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환사채는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주식 전환 후 매겨질 가치와 차이를 보여 아비트라지(무위험 이익) 기회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주요한 투자대상이 되고 있는데, 전환사채 시장 위축은 결국 헤지펀드의 활동영역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 또한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주가 움직임을 잘못 예측한 헤지펀드가 늘어 전체 수익률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헤지펀드가 자주 사용하는 공매도 투자나 시장 중립적 투자는 주가 움직임의 방향을 맞추어야 수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남미 금융시장 불안이 급속 확산될 것으로 예측했던 헤지펀드들이 예상이 빗나가자 큰 손실을 본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김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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