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무찔러야 우리가 산다.” 수조원대 피해가 추정되는 서해안 기름유출 사건을 놓고 국내 1ㆍ2위 로펌인 ‘김앤장’과 ‘광장’이 한치 양보 없는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번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의 경우 유조선측(허베이 스피리트 십핑 컴퍼니 리미티드 소속)과 해상 크레인측(삼성중공업)간 1차 책임 공방이 치열해 양측을 대리하고 있는 로펌들 간 ‘기름소송’전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7일 로펌계에 따르면 김앤장은 1차 피해보상 주체인 선주상호보험(P&I)측을 대리하고 있다. P&I측은 유조선 선주인 ‘허베이 스피리트 십핑 컴퍼니 리미티드’가 가입한 보험이다. 때문에 해상크레인 측과 사고 책임을 가리는 데 사활을 걸게 됐다. 김앤장은 유국현 변호사 등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와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선박사고 전문 변호사를 대거 투입했다. 유 변호사는 대전지검 2차장검사 등을 지낸 형사분야 전문 검사로 유명하다. 이와 함께 해상사고 관련 소송경험이 풍부하고 이론에도 밝은 정병석 변호사와 이진홍 변호사 등이 합류해 드림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앤장 측은 “해상크레인 측과의 사고책임 규명 소송과 피해 어민들의 손해배상 협상 등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전의를 다졌다. 반면 광장은 크레인측을 대리하면서 예상되는 법률분쟁 대응논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해경 등의 1차 수사결과 크레인측의 원인제공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를 만회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광장은 국내 선박사고의 최고로 꼽히는 현덕규 변호사를 전격 투입했다. 현 변호사는 특히 해상법의 메카인 영국에서 유학한 후 현지 로펌에도 근무하는 등 선박사고 소송경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이밖에 정진영 변호사와 김재환 변호사 등도 합류 시켜 현장에서 소송진행 상황 등을 챙기도록 했다. 광장 관계자는 “소송전담 변호사들이 이미 현장에서 각종 소송관련 자료 등을 챙기고 있다”며 “다수의 해상법 전문 변호사들이 법률 공방에 따른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태안지역 피해액이 P&I의 보상 한도(1,300억원)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유조선측은 피해 어민측과 치열한 법리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IPOC는 피해보상액이 1,300억을 넘을 경우 1,700억 한도에서 보상 책임이 있다. 이 밖에도 2차 피해보상 주체인 국제유류오염손배보상기금(IPOC)측 대리는 해상·국제거래분쟁 전문 로펌인 세경이 맡았다. 세경에는 해상법 전문가인 김창준 대표 변호사를 필두로 박성원, 서혜진 변호사 등이 포진해 있다. 한편 해상분쟁 전문 로펌인 세창은 기름제거 작업을 총괄하는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 측 대리인이라는 점을 내세워 어민들을 공략하고 있다. 김현 대표를 필두로 송해연 팀장, 이연주, 하헌우 변호사 등 다수의 해상법 전문가들로 팀을 꾸렸다. 특히 김 대표와 송 팀장은 금동호 원유유출 사건을 맡아 승소를 이끌어낸 바 있다. 김현 세창 대표는 “국내 최고의 해상 전문 로펌인 만큼 사건을 맡게 되면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