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U, 對美 무역압력 강화

WTO "美수출보조금 부당" 판결 파장세계무역기구(WTO)가 해외판매법인에 대한 면세 지원을 골자로 하는 미국의 '영토외적 수입법규(ETI)'를 사실상의 수출보조금 지급으로 판단, WTO 규정 위반이란 판결을 내림에 따라 미국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무역보복이 파상공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보복관세 부과 대상 리스트 작성 EU는 WTO가 미국의 해외판매법인에 대한 면세 지원을 위법으로 판정함에 따라 오는 4월초 보복관세 대상에 포함될 미국 제품 목록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EU는 WTO가 지난 2000년 11월 해외판매법인 면세 지원을 위법으로 예비 판정한 직후 보복관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품목의 예비 목록을 만들어 WTO에 제출한 바 있다. 여기에는 항공기ㆍ인공위성ㆍ철강ㆍ원자로에서부터 신발ㆍ의류ㆍ장난감ㆍ종이ㆍ서적ㆍ신문ㆍ면화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대상이 포함돼 있다. 소식통들은 WTO가 오는 3월 28일까지 해외판매법인 면세 지원으로 EU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를 산정할 예정이라면서 이에 따라 EU가 무역보복 대상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EU는 해외판매법인 면세 지원으로 인한 역내 피해가 40억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해 왔다. ◆ 철강이 타협 모색 실마리 될 듯 EU는 무역보복 대상 품목에 대한 WTO의 승인을 받으면 곧바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미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즉 다양한 품목에 낮은 수준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거나 소수의 품목에 집중적으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아니면 소수 품목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다가 그 대상을 단계적으로 늘려가는 방법도 있으며, 미국으로 하여금 수입관세를 잠정적으로 하향 조정토록 함으로써 EU가 보복관세를 부과하려는 만큼을 보상 받는 방법도 있다. 한마디로 확실한 칼자루를 쥔 셈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미국이 수입산 철강에 관세를 부여하는 계획을 철회하는 대신 EU가 보복관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절충하는 방법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당초 외국산 철강 수입 제한(공급 감소)을 통해 국내 철강 가격을 올리고 이를 통해 자국 내 철강업체를 살린다는 방침이었으나 최근 철강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가격 역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EU와의 타협 모색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시 대통령이 15일 "수입 철강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정구영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