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중조기경보기 도입사업 '뒷말' 무성

미-이스라엘 치열한 각축…美 압력 의혹

다음달 초 기종선정을 앞두고 있는 공중조기경보기(E-X) 도입사업과 관련해 뒷말이 무성하다. 혈세 2조원을 투입해 4대의 조기경보기를 도입하려는 이 사업을 위해 미국 보잉사와 이스라엘 엘타사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국방부는 우리 군의 시험평가를 통과한 보잉 E-737과 엘타 G-550 두 기종에 대해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다음달 10일께 기종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기종 결정이 임박해지면서 미국의 압력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이스라엘 제품이 선정되면 한미관계가 불편해질 것이라는 근거없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을 극비리에 만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대사는 자이툰부대 감축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돌연 E-X사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버시바우 대사는 E-X 기종선정 작업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자국의 이익이라면 '세일즈'도 마다하지 않는 요즘 외국대사들의 모습을 감안하면 일면 이해되는 부분도 있지만 자이툰부대 감축을 둘러싼 이견을 조정하는 자리에서 주재국의 무기사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 것은 모양새가 좋지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연합사 관계자들이 사석에서 우리 나라의 무기운영체계를 감안할 때 이스라엘 기종이 결정되면 한미간 대북 정보공유 부분에서도 차질이 있을 것이란 말들을 자주하고 있는 것을 보면 주한미군측도 이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있다. 이 밖에 국방부 인터넷 홈 페이지 등에는 특정 회사 제품을 겨냥해 여러 가지의혹을 제기하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우산'이란 ID의 네티즌은 국방부 인터넷에 "G-550 기종은 F-15K, KF-16 전투기와는 데이터 링크가 가능하지만 F-16, F-5, F-4, A-50, OA-59, KO-1, C-130, CN-235,각종 헬기 등과는 음성으로 관제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은 "2조원을 들여 대형 무기를 도입하면서 한미관계를 고려해 미국제품만을 구매한다면 '돈 주고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는 행태'를 절대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내놨다. 군 관계자는 "보잉사는 15억달러를, 엘타사는 11억달러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 군의 대북정보 85% 이상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 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조원의 혈세를 투입하는 대형사업인 만큼 이번 기회에 무기구매에서의 대미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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