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84로 모양을 갖추자 이 백대마를 압박하는 수단이 없다. 수상전을 해보려면 퇴로를 차단해야 하는데 그게 생각대로 잘 되지 않을 관상이다. 제일감은 참고도1의 흑1로 힘차게 가로막는 것인데 백4로 역습을 당하면 응수가 난감하다. 흑5로 두어도 백6으로 버티면 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장쉬는 일단 85로 포위했다. 그러나 이것은 백86을 발판으로 하여 88로 탈출하는 수단을 허용하게 되었다. "탈출에 성공했네. 그럼 바둑은 끝이잖아." 사이버오로 해설실의 김만수에게 묻자 그가 고개를 흔든다. "탈출이 완전히 된 건 아니에요." 그 말을 전해듣기라도 한 것처럼 장쉬는 흑89로 건너붙였다. 뒷맛은 다소 나쁘지만 일단 탈출은 저지되었다. 흑95를 보자 이창호는 96으로 수를 늘린 후 98로 수졸이기에 들어갔다. "이렇게 몰아치면 수가 바짝 줄어들어요. 흑이 잡혔어요." 김만수의 선언. 그는 참고도2의 백6까지를 필연이라고 하면서 그 후의 진행을 예측해 주었다. 좌하귀는 흑집이 되며 이것으로 일단 계가바둑이라는 설명이었다. 물론 흑7 이하 13은 당장 두지 않고 A로 뻗어 백을 한껏 괴롭힌 후에 둘 것이다. 우하귀의 백집은 50집 정도. 좌하귀의 흑집은 40집 안팎. 그렇다면 아직 흑이 던질 바둑은 아닌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