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희망! 스타트업] 日의 전직프로그램

'회사형 인간'서 '자립형'으로일본 기업들은 현재 미국 기업들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가동중이다. 일본 업체들이 본격적인 전직지원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 것은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증시 및 부동산시장에서 거품이 꺼지면서 경영난이 심화되자 일본 기업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직자들에 대한 전직 지원 활동은 자연스럽게 뿌리를 내렸다. 종신고용제가 붕괴되자 일본 기업들은 근로자들을 '회사형 인간'에서 '자립형 인간'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물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키 위한 목적이었다. 일본 기업들은 특히 중년층 이상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전직 준비 및 생애 설계 교육을 시행하는데 주력했다. 이는 이들에 대한 인력개발 프로그램이 종신고용을 기본 모델로 삼고 있어 전직에 대한 준비나 의식도 그만큼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퇴직 후 적용할 수 있는 자신의 직무경력을 정리해 근로자 개개인의 시장가치를 분석하는 한편 전직에 대비토록 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전직 지원 프로그램이 확산되면서 마쓰시타, NTT, 미쓰비시, 후지제록스 등 대기업들은 아예 근로자들의 전직 및 경력관리를 지원하는 전담 부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는 퇴직자 경력관리 업무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사 부서로부터 독립된 조직이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현재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중인 일본 기업들은 1,300여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직 지원 프로그램 관련 시장 규모도 급성장중이다. 이 시장 규모는 지난 97년 40억엔 수준이었으나 2000년에는 200억엔으로 늘어났다. 지난 90년대 중반만해도 외국계 기업이나 석유화학ㆍ금융ㆍ건설 관련 대기업들이 주로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나 최근에는 거의 전업종으로 확산됐다. 일본 정부도 기업의 전직 지원 프로그램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달부터 기업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전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면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일본 정부는 기업이 30명 이상의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전직 지원 프로그램 시행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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