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진흙탕' 대우건설 인수전…향후 M&A 선례 우려

20일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지난해 12월초 인수의향서 접수로 시작된 6개월 간의 치열한 대우건설 인수전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 인수전은 '알짜기업'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면서 온갖 특혜설과 흑색선전이 잇따랐고 비밀유지협약도 준수되지 않았다. 이에따라 매각을 주관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인수ㆍ합병(M&A) 관리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향후 M&A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구조조정 전문' 캠코 신뢰도 추락 = M&A는 입찰 업체들간 정보전으로 자칫혼탁해질 가능성이 커 주간사와 입찰업체 모두 철저히 비밀을 유지하겠다는 협약을맺는 것이 관례이다. 캠코 역시 입찰에 참여한 5개 컨소시엄과 비밀유지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번 인수전에서는 최종입찰안내서와 주식매매계약서 조항들은 물론 각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가격까지 언론에 유출되는 등 비밀유지협약이 사실상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캠코측은 "비밀유지 협약을 지키지 않은 업체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거듭강조하고 나섰지만 실효성있는 강제수단을 제시하지 못했다. 더구나 비밀을 지키지 않은 업체 또는 매각 관계자를 찾아내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스스로 한계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전문기관으로 국내 굵직한 M&A를 주도해온 캠코의 대외신인도도 크게 훼손됐다는 평가다. 캠코 관계자는 "이번 대우건설 인수전처럼 비밀유지협약이 지켜지지 않은 적은없었다"면서 "매각을 주관한 주체로서 각종 잡음들을 방지하지 못한 점은 안타까울뿐"이라고 말했다. ◇ 향후 M&A도 전철 밟나 '우려' = 이처럼 대우건설 인수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면서 대우인터내셔널과 쌍용건설 등 앞으로 캠코가 매각을 주관하게 될 다른 M&A는 물론 다른 대형 M&A건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캠코가 최대주주인 대우일렉트로닉스와 대우정밀은 현재 워크아웃 중이기 때문에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매각을 주도하고 있으며, 캠코 지분이 19.1%에 이르는 대우조선해양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매각을 주관하게 된다. 이들 매각물건은 대우건설 못지않게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개된 거대 매각작업들도 이번 대우건설 인수전의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게 됐다. 한 인수참여업체 관계자는 "캠코는 현실적인 제재가 어렵다고 항변하고 있지만이는 오히려 비밀유지협약을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빌미가 됐다"며 "대우건설 입찰과정에서 외부로 정보를 유출한 개인이나 기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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