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업 원하는 인재 양성… 세계적 대학으로 키울것"

[서울경제 창간 특별인터뷰] 존 엔디콧 우송대 총장


"현행 2학기제는 날로 치열해지는 취업경쟁에서 너무 느슨한 커리큘럼이어서 4학기제를 통해 교육의 밀도 있는 질적 수준 제고와 학기 중에 하기 힘든 실무경험 성격의 학점을 추가해 사회가 원하는 취업역량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1년 4학기제를 도입한 존 엔디콧(74) 우송대 총장은 29일 "1년 4학기제를 의무화하면서 2ㆍ4학기에는 어학 및 실무에서 활용 가능한 실용과목을 위주로 편성했고 올해 처음 시행된다"면서 "현행 1년 30주간 수업을 42주간 수업방식으로 변경해 학생들은 취업역량 강화와 조기졸업이 가능하고 학교와 사회는 원하는 인재를 육성ㆍ활용함으로써 3자 모두 윈윈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여름과 겨울학기(2ㆍ4학기)에 각각 최고 12학점까지 수강할 수 있습니다. 수업 일수는 늘어났지만 등록금은 예전과 동일하게 해 경제적 부담을 없앴습니다. 학점 조기이수로 3.5년 만에 조기졸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죠. 또한 등록금뿐 아니라 학생들이 학교시설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학생식당ㆍ통학버스ㆍ기숙사 등은 기존 학기제와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불편함과 부담을 줄이는 대신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교가 더 투자하기로 한 셈이죠." 사회학자이자 동북아 지역의 비핵화 전문가인 엔디콧 총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한 후 지방대학 이미지를 벗고 우송대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키우기 위해 이같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는 학생과 교직원의 85%가 외국인이며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하는 국제경영대학인 솔브릿지국제대를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다양한 시험을 하고 있다. 자신의 모교인 미 조지아공대와 제휴를 맺고 복수학위제를 도입했고 중국 베이징외국어대에 캠퍼스를 구축하는 등 세계 주요 대학들과의 제휴를 통해 국제화를 시도한다. 교수진도 하버드대ㆍ예일대ㆍ브라운대ㆍ코넬대 등 이른바 미국의 아이비리그 출신들이 많다. 엔디콧 총장은 조지아공대와의 교류에 이어 미 케네소대ㆍ뉴욕주립대, 영국 버밍엄대 등 서구지역 대학과의 교류는 물론 중국 상하이사범대ㆍ항저우사범대ㆍ베이징외대, 대만 중원대, 내몽고 민족대 등 아시아 지역 대학과의 제휴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취임 후 그는 21개국 54개교와의 제휴를 성사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다. 엔디콧 총장은 미 국방부 공군 총사령부, 조지아공대 교수로 활동한 후 퇴임 후에는 동북아 지역의 제한적 비핵지대화 운동을 이끌어내면서 미국과 동북아 지역을 연결하는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남과 북이 단절돼 있고 중국ㆍ러시아ㆍ미국 등 주변국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한반도의 정세는 섬세하고 긴장돼 있다"며 "이를 강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글로벌 시민을 육성해야 하는데 우송대는 해외의 명문대에 가지 않고도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사회가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학생들은 학구열이 뜨거운 만큼 솔브릿지대를 통해 이들의 꿈이 실현되도록 하겠다"며 "중국ㆍ러시아ㆍ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솔브릿지대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진정한 국제화를 체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브릿지대는 올해 제2건물을 완성하면 오는 2012년까지 학생들이 1,500명 규모로 늘어나 해외 인지도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교직원의 경쟁력 강화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우수한 교육은 우수한 교직원에서 나온다"며 "책임경영제(Management by Object)를 도입해 교수들의 목표를 관리하고 인센티브제로 독려하는 등 교수들의 성과가 학생들에 흡수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최초로 KTX 운전기능자격증을 취득하는 철도경영학과, 미 존슨앤웨일스대와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호텔외식조리대 등은 입학 경쟁률이 치열할 정도"라며 "솔브릿지대를 세계적인 학교로 키워 전체 수준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방인 총장으로서 사회적ㆍ문화적인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동안 정치와 사회학을 통해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는 유연성과 융통성을 체득했다"며 "무엇보다도 35년간 일본인인 아내와 결혼생활을 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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