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문재인 수정제안 -> 안철수 역제안… 합의까진 첩첩산중

■ 文·安 단일화 불씨는 살렸지만…<br>가상대결-지지도 두 조사 방식 편차 커 결과 수긍할지 불투명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상명대 예술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시각장애인들의 '마음으로 보는 세상' 사진전을 관람하고 나오다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류효진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2일 단일화 방식 합의를 위한 담판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협상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양측이 약속한 후보 등록일(25~26일) 전에 단일화가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은 물론 일각에서는 '단일화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두 후보는 이날 오전10시30분께 서울 모처에서 배석자 없는 비공개 양자회동을 가졌다. 전날 TV토론에서 '현재의 단일화 협상 교착 상태를 직접 풀자'고 합의한 것의 후속조치다.

단일화 협상의 첫 개시(6일)와 중단된 협상의 재개(18일)를 두 후보 담판으로 '원샷' 해결했던 만큼 이날 회동에서 단일화 협상의 벼랑 끝 대치상태가 해결될지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두 후보는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80여분 만에 회동을 중단했다. '언제 다시 만나자'는 약속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대변인들은 브리핑을 갖고 "두 후보의 회동에서 성과가 없었다"며 "한걸음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전했다. 회동 재개 여부를 두고 양측은 "두 후보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오후가 다 지나도록 두 후보는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오전 회동 때 오간 얘기들에서 좁히기 힘든 심각한 의견차를 확인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 후보는 이후 서울 동숭동 상명대 예술디자인센터에서 진행된 시각장애인 사진전 관람 중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시간이 없고 답답하고 그런 상황"이라며 "다른 일정들은 다 지금 하지 않고 단일화 협상을 제대로 해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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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에는 '진실로 아름다운 것은 마음에만 보이는 것일까요'라고 적어 시각장애인의 작품 감상평을 빌려 현재의 답답한 상황을 표현한 것처럼 비쳤다. 안 후보는 이날 예정했던 모든 공개일정을 취소한 채 장고(長考)의 시간을 가졌다.

두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단일화 협상 파행 책임을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여 심각한 견해차를 노출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 측) 협상팀이 처음 (했던)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데 (왜 그런가 보니) 재량이 없다고 해 갑갑하다"고 했다. 반면 안 후보는 "처음 제안에서 우리가 물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희가 (안을) 제안하고 (문 후보 측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해 그 다음 협상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받아쳤다.

여론조사 문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양측은 팽팽히 맞섰다. 안 후보는 "'마지막 투표 순간에 박근혜 후보와 단일 후보 중 누구에게 지지를 보낼 것인가'가 현장상황을 제일 잘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박근혜 대 단일 후보'를 묻는 '가상대결 방식'을 고수했다.

반면 문 후보는 "누가 박 후보를 이길 후보인지 판단하는 게 단일화 과정이라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으로부터 (둘 중) 누가 더 많이 지지를 받느냐가 그 기준"이라고 응수했다. '문재인 대 안철수 간 지지도를 묻는 방식'이 맞다는 얘기다.

TV토론을 본 안 후보 측의 한 핵심관계자는 "두 분이 오해가 있는 게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며 "(단독 회동에서) 그걸 먼저 풀어야 될 것"이라고 전했다. 두 후보의 오전 회동 결렬은 이 같은 오해들이 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양측의 단일화 협상 타결은 더욱 어려운 산을 만났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양측 협상단은 두 후보가 좋은 결론을 내는 것만 기다리며 이날 하루 종일 논의를 중단시켰다.

유병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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