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교환식(DSLR) 디지털 카메라의 판매량은 렌즈 공급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캐논의 EOS 400D, 니콘의 D80, 소니의 알파100 등 1,000만 화소 대의 DSLR 신제품이 잇달아 출시되며 국내 시장에서 격돌한 결과 캐논과 니콘의 아성에 도전한 소니가 역부족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지난달에 출시된 캐논 EOS 400D와 니콘 D80은 한달만에 각각 5,000대 이상이 판매되며 기존에 유지하던 시장 지배력을 이어갔다.
한편 소니의 알파100은 8월에 3,000대 가량 판매됐지만 캐논과 니콘의 신제품이 출시되며 점차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소니 알파100은 지난 7월 출시될 당시 첫 DSLR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21종의 렌즈를 연내에 공급한다고 밝히면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렌즈는 8~9종 밖에 나오지 않았으며, 일부 렌즈의 출시가 지연되면서 소니의 DSLR 카메라를 중고 가격으로 처분한 후 다른 카메라로 옮겨 타려는 소비자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캐논과 니콘은 기존의 명성에 더해 풍부한 렌즈 공급을 통해 사용자 층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캐논은 60여종, 니콘은 40여종에 달할 정도로 렌즈가 풍부하게 갖춰져 있다.
최근 일반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보급기종의 DSLR 카메라가 대거 출시됐지만 아직까지 DSLR 카메라는 준 전문가 이상의 사용자들이 많다. 따라서 더 좋은 사진을 찍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많은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현재 국내 DSLR 시장에서 캐논과 니콘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0%, 30%로 두 회사만 80%에 달한다.
디지털 카메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캐논과 니콘은 풍부한 렌즈를 가지고 있으면서 캐논은 대중적, 니콘은 마니아적인 이미지가 굳혀 있기 때문에 DSLR 시장에서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