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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핫이슈] 지속되는 약달러 현상 한국경제 영향 작을듯

홍춘욱 한화증권 팀장

최근 미국 부시 대통령의 연임을 계기로 시작된 달러약세 현상이 전세계 외환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 영향으로 지난 10월 7일 1,150.5원이던 원ㆍ달러환율은 한때 1,103.5원까지 떨어지는 등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달러가치가 더 떨어질지,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앞으로 달러약세가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걱정했던 것과 달리 한국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미국경제가 2004년 4.3%의 성장(IMF 전망기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어, 달러강세의 가능성도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최근 당선된 부시 행정부는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강력한 달러약세를 펼쳐, 지난 2년간 달러가치는 무려 19.4%나 하락했다. 부시 행정부가 이런 강력한 달러약세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요인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달러약세를 통해 2004년 6,0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는데다, 미국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및 실적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의 연임으로 당분간 달러약세가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달러약세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자. 먼저 원화의 평가절상으로 수출경쟁력의 약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해 너무 우려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 먼저 최근 원화가 절상되고 있지만, 이런 일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난 2년간 원화의 가치는 9.4% 평가절상됐지만, 같은 기간 일본의 엔화는 12.5%, 그리고 유로화는 22.9% 절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중요한 경쟁국인 일본의 엔에 비해 한국 원화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던 만큼 원화 평가절상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문제는 너무 부풀려진 것으로 판단된다. 두번째 이유는 한국의 수출구조 때문이다. 우리 경제에서 대미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6.9%로 이미 중국에게 1위 자리를 내준지 오래됐다. 달러약세의 영향으로 대미 수출은 상당한 타격을 받겠지만, 대신 부상하는 중국경제가 한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에 고정돼 있기 때문에 대 중국 수출의 둔화 가능성을 걱정하지만, 달러약세가 진행된 지난 2년동안 한국의 대 중국 수출은 무려 52%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중국이 자국통화의 평가절하를 계기로 수출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한국ㆍ일본 등 주요 부품 수입국에 대한 주문을 늘리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더 나아가 달러약세는 한국경제에 물가안정 및 금리인하의 여지를 제공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약세는 악재라기보다는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보약으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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