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등 민간연구소 주장미국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의 불안과 급속한 원화강세로 인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현재의 금리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소들은 23일 올 하반기 우리나라의 경제여건은 경기과열 징후를 보였던 상반기와 크게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하향 안정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급속한 원화강세로 기업의 현금흐름과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금리인상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등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돼 방향성을 찾을 때까지 현재의 금리수준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 전무는 "엔ㆍ달러 환율이 100엔선까지 떨어진다면 금리인하까지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여전히 부채비율이 높기 때문에 원화강세로 인해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까지 인상된다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최소한 연말까지는 현재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ㆍ달러 환율의 경우 우리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방어하기 힘든 점이 있기 때문에 금리를 우선적인 정책수단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면서 "금리안정화 기조는 증권시장의 안정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기승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미국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외생적 변수인 만큼 단순히 수출을 늘리기 위해 금리를 움직이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현재 물가도 안정됐고 내수도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는 만큼 성급한 금리변동보다는 시장의 지나친 불안감을 먼저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4.25%로 유지한 바 있다.
이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