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7일 4자회담이 분수령

동부지역 잇단 교전 … 미·러 군사긴장 고조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친러 성향의 반정부 무장시위대가 정부의 '최후통첩' 시한이 지났음에도 오히려 점거지역을 늘려가는 등 결사항전 의지를 보이면서 정부군과의 소규모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무장시위대는 "14일 오전까지 점거한 건물에서 철수하라"는 정부의 최후통첩 이후 도네츠크주의 관청건물 등 주요 거점 점령 지역을 12개 도시까지 늘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군대를 동원한 진압작전'을 예고했으며 슬라뱐스크 외곽 등에서는 정부와 무장시위대 간에 소규모 교전이 발생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된 러시아군 병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흑해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미국 군함을 근접 비행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등 이 지역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14일 "러시아 전투기인 수호이(Su)-24가 지난 12일 흑해 서부 공해상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미국 해군 도널드쿡함 가까이에서 12차례 저공 비행했다"며 "Su-24 전투기는 도널드쿡함의 계속된 질의와 경고에 응하지 않았고 이 같은 상황은 90여분 만에 사고 없이 끝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Su-24기는 해수면 위 150m까지 고도를 낮춰 도널드쿡함과의 거리가 1,000m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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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충돌이 빚어지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내전을 넘어 양측을 대리한 서방권·러시아 간 확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올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대행은 14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가 특수부대를 보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평화유지군(PKO) 파병을 요청했다. 반면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들로부터 질서회복을 위해 개입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서구권이 인계철선으로 여겨온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당시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면서 서구권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조치 논의에 들어갔다.

유럽연합(EU)은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외무장관회의에서 러시아 인사 33명에게 한정됐던 여행금지 및 자산동결 조치의 대상을 늘리는 한편 러시아의 '추가 도발'시 무역 및 금융 제재에 나선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대러 제재에 가장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근 러시아의 잇단 도발에 대해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금융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가 보도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크라이나의 유혈사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법을 여전히 선호하지만 이는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러시아 군대의 위협 등이 가시지 않는 한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개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치러야 할 대가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측은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4자회담(미국·EU·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합의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는 이 회담의 결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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