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구조조정 급류탈듯
■한보철강 분리매각 선회배경·전망
한보철강의 매각작업이 급류를 타게 됐다.
한보철강 인수기획단은 AㆍB지구 분리매각을 통한 조기 매듭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관련, 업계는 "분리매각은 인수업체들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고 과잉상태인 국내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환영하고 있다.
◇분리매각 선회 배경=지금까지 채권단 측은 1차 매각작업때 네이버스측과 맺은 계약대로 일괄매각을 검토해 오다 매각 지연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분리를 통한 조기 매각'으로 방향을 잡았다.
일괄매각은 인수대금도 문제지만 B지구(냉연설비)에 대한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B지구 가동을 위해서는 최소 10억달러의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공급과잉 상태인 냉연설비를 증설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이 같은 결정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A지구는 연간 100만톤 규모의 철근(보강) 공장과 협폭 열연코일(CSP)를 생산하는 설비가 있다. CSP는 가동 중단된 상태며, 철근 공장은 지난해 3,200억원 매출에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향 및 매각 전망=분리매각은 과잉 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을 촉진시키는 계기로 평가된다. 인수자 결정과정에서 자연스레 설비 합리화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 더구나 분리매각 방침이 결정된 이상 B지구의 용도 변경 등도 적극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A지구 매각은 쉽게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A지구만 매각할 경우 인수비용이 많지 않고, 핫코일의 공급부족에 따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해 다수의 인수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인철제철, 동국제강 등 전기로 업체가 관심을 갖고있다.
인수대금은 네이버스측과 AㆍB지구를 합친 일괄매각 계약가격(4억8,000만달러)를 감안하면 이 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B지구는 최악의 경우 폐쇄도 불가피한 상황. 공급과잉인 국내시장 상황에서 이를 인수,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할 업체는 없기 때문이다.
강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