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엔·유로貨 환차익아닌 시장개입따른 '후유증'

[외환보유액 3개월새 100억弗 증가]<br>역외시장 스와프거래 선물 달러매수만 남아 차액결제로 재정은 손실

엔·유로貨 환차익아닌 시장개입따른 '후유증' [외환보유액 3개월새 100억弗 증가]역외시장 스와프거래 선물 달러매수만 남아 차액결제로 재정은 손실 최근 3개월 사이에 외환보유액이 100억달러 이상 늘어났다. 지난 10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1,783억9,000만달러. 10월 중 증가분만 39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외환보유액 증가는 기본적으로 호재다. 외환위기를 당한 경험에 미뤄 특히 그렇다. 한국은행은 보유액 증가이유를 달러약세로 엔화와 유로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말 그대로 외화자산 운용이나 포트폴리오 구성을 잘해서 늘어났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설득력이 부족하다. 10월 하반월 동안 유로화와 엔화의 달러 대비 절상률은 각각 2.1%, 2.7%. 그리 큰 폭이 아니다. 유로화가 2.4% 절상됐던 7월 상반월 보유액 증가폭이 11억달러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한은의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 이종(異種) 통화간 환차익보다는 정부의 대규모 시장개입에 따른 후유증이라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 과장은 “지난해 말과 올초 정부가 맺었던 스와프 거래물량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보유외환이 급격이 늘어났다는 점 외에는 다른 증가요인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과 올초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 당시 환율이 급락하자 정부는 방어에 나서고 싶었지만 원하는 만큼 달러를 사들일 만한 원화자금은 바닥이 난 상태였다. 결국 택한 것이 역외시장(NDF)과 스와프 거래. 정부는 차액만 결제하면 되는 NDF에 개입하는 한편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사는 동시에 ‘셀앤바이스와프(현물매수+Sell & Buy Swap)’ 체결을 맺는다. ‘셀앤바이스와프’는 현물에서 달러를 팔고(Sell) 선물에서는 사들이는(Buy) 계약을 동시에 맺는 것. 이런 과정을 거치면 현물 달러매수와 셀앤바이스와프의 현물 매도가 상쇄돼 선물 달러매수만 남게 된다. 현찰 없이 대규모로 개입한 후 계약 종료시점에서 차액만 결제하면 그만이다. 일종의 ‘외상거래’인 셈이다. 문제는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불거졌듯이 ‘차액결제’로 인한 손실이 적지않다는 점. 더욱이 정부의 파생상품시장 개입에 따른 파장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올해 외환시장 안정용 채권만 32조8,000억원. 여기에 내년 신청분 28조5,000억원을 더한 금액은 60조원이 넘는다. 내년 이후에도 환율방어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손실도 막대하지만 잘 감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외환보유액 급증으로 나타난다. 달러가 쌓일수록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혜경 기자 light@sed.co.kr 입력시간 : 2004-11-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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