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새 먹을거리' 창출 최우선… 창조·안정적 리더십도 중시

[창간 기획] 한국의 新人脈 <1부> 미래를 이끌 50인- 어떻게 선정했나<br>경영인·과학·의료 분야 인재서<br>경제·정책 밑그림 그릴 '싱크탱크'<br>문화·예술 위상 높일 재목도 뽑아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0주년을 맞아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6명은 앞으로 '10년 안에'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영철 고려대 석좌교수는 "5년 내 선진국에 편입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을 하기도 했다. 나라 정치가 반목과 질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국민은 한국 경제가 오늘날의 위치에 오른 저력을 믿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 10위의 대국'으로 향하는 수레를 이끌 사람은 누구일까. 물론 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을 특정한 집단이나 개인으로 규정하는 것은 어리석다. 오만한 일일 수 있다. 지난 반세기 우리 경제 발전은 정부와 근로자ㆍ기업이라는 3각축이 어울림을 연출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굳이 "한 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건희 삼성회장의 '천재경영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앞으로 10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사람을 찾는 일은 가치가 있는 일이다. 그들 개개인의 성향과 자질, 그들이 지향하는 가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 모형을 조금이나마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0주년을 맞아 선정한 '미래 10년을 이끌 50인'은 이런 배경에서 출발했다. 사실 한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사람을 단순히 50명으로 국한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대한민국의 영토가 좁다고 하지만 5,000만명에 가까운 인구 중 단 50명을 꼽는 일은 자칫 수 없이 많은 인재들에 대한 모욕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50인 선정'은 작업 자체가 위험성을 내포하는 일이었다.

서울경제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4개월여에 걸쳐 50명을 선정하는 작업을 벌였다. 선정 기준을 특정한 잣대로 칼로 자르듯 규정하는 것은 힘들지만 나름대로 설정한 기준은 크게 세 가지였다.

가장 우선순위에 둔 것은 역시 '미래 우리의 먹을거리를 책임질 만한 인물'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형'과 '미래형'이라는 양자의 시간 모두를 충족할 수 있는 자질이 필요했다. 재계에서 50인에 포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등이 그런 인물이었다. 이들은 지금은 아버지의 뒤에서 그룹의 경영을 지휘하고 있지만 10년 뒤에는 그룹의 운명을 온몸으로 짊어져야 할 사람들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신수종 사업은 ㈜대한민국의 지형도를 다시 쓸 것이다.


다음 기준은 '미래 10년의 주춧돌이자 버팀목이 될 사람'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현재'를 이끌고 있는 오늘의 50인이라 해도 무방한 사람이다. 현재보다 미래 10년의 한국 발전에 버팀목이 되고 주춧돌 역할을 해줄 자격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안철수 박사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 부회장 등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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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집단뿐만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수십만명의 미래를 책임질 훌륭한 전문 경영인들도 많다. 전문경영인은 수백, 수천만 근로자의 희망이요, 우리 미래의 밀알이다.

이호수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부사장, 김종선 현대해상 상무, 김병호 하나은행 부행장 등은 미래 전문경영인의 표상이 될 사람들이다. 50인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이들에 버금가는 미래의 초석이 될 전문경영인들도 많다.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유룡 KAIST 화학과 교수, 장항석 강남 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는 과학과 의료 분야 등 미래 대한민국 사회에 새로운 경쟁 산업을 만들어낼 숨은 역군들이다.

이들이 실물 현장에서 우리 미래의 버팀목이 된다면 뒤에서 밀어줄 집단은 바로 관료들이다. 이창용 주요20개국(G20) 준비위원회 기획단장과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지금도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미래 더욱 주목 받고 우리 경제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인물들이다. 이병래 금융위원회 국장과 정승일 지식경제부 국장, 김경선 고용노동부 과장, 신운 한국은행 물가분석팀장은 10년 안에 우리 정책의 뼈대가 될 사람들이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 연구위원 등은 이들과 호흡을 맞추며 우리 경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관료와 실물 현장의 사람들만으로 나라가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또 하나 기준으로 삼은 것이 정치와 검찰이다. 그들은 미래에도 대한민국의 최전선에서 권력의 축을 형성할 것이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과 김부겸 민주당 의원, 홍승면 부장판사 등은 맨 앞에서 수레를 끌고 가야 할 인물들이다.

미래는 소프트웨어의 시대이기도 하다. 문화 산업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돼야 한다. 한국 뮤지컬의 히트 제조기인 장유정 감독과 서도호 작가, 그리고 새로운 골프 여제 신지애 선수 등은 문화와 예술 등에서 한국의 위상을 새롭게 써갈 재목이다.

김인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앞으로 미래는 10년 동안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제도적 안정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50인에 선정된 인물은 창조와 안정을 통해 새로운 한국경제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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