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폭등과 미 달러 약세가 심상치 않다.그러나 아직까지 양국 모두 결정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만 하지만, 일본마저 소규모의 외환시장 개입 외에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달러는 2·4분기 미 경상적자가 사상 최대인 807억 달러로 늘어났다는 악재때문에 지난 8월 소매판매가 올들어 최고치인 1.2% 늘어났음에도 불구, 약세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적절한 조치가 뒤따랐다면 외환시장의 움직임은 달라졌을 것이다.
미국의 국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올해 들어 단행된 두 차례의 금리인상 조치가 수요를 충분히 억제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입증해 준다. 시장 분위기가 지금과 달랐다면 미국의 경제지표만으로 볼 때 투자자들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달러를 사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달러 투매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상적자 확대와 엔 강세가 추가 금리인상을 의미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엔고는 여전히 불안정한 일본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2·4분기 0.2%의 경제성장이 고무적이었지만 적자재정을 무릅쓴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의존했다는 한계가 있다. 엔고가 불러올 일본 수출산업의 위축은 벌써부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일본은행이 이런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일본 경제는 인플레 압력을 받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디플레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일본은행은 왜 통화량을 늘리지 않고 있는가. 혹시 미국의 지원만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지만 달러가 약세이기 때문에 미국의 역할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재인상하기만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빨리 엔고를 막기 위한 결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