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변혁적 리더십 발휘할때

유병규<현대경제硏 상무·경제학 박사>

올해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은 그 어느 때만큼이나 불안정하고 불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미국의 신보수주의와 세계 각 지역 민족주의의 충돌로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조지 W 부시 2기 정부 외교안보정책의 중심인 신보수주의(Neo-conservatives)의 특징은 미국에 대한 잠재적 위협과 도전을 사전에 제거해 미국적 가치를 보존하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는 데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이라크와 팔레스타인과 같은 중동 지역 분쟁과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미국의 강경책이 지속될 경우에 국제 정세의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세계경 제의 불확실성이 더해갈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세계 경기는 지난 2004년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은 갈수록 불어나는 재정과 무역의 쌍둥이 적자 등으로 성장률이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도 긴축재정의 지속으로 예전과 같은 9%대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유럽은 고실업과 재정수지 적자로 올해와 같은 저(低)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고 일본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의해 수출 증가세가 약화돼 성장세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기의 둔화 속에서도 국제금리는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선도 국가인 미국이 무역수지 적자 축소와 달러화 약세로 인한 자본유출을 억제하기 위해 고금리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되는 까닭이다. 예상되는 국제유가 추이 역시 불안하다. 2005년에도 이라크 정세의 긴장상태 지속 및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정책 등으로 국제유가는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것이다. 글로벌 달러화는 새해에도 연중 내내 가치 하락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불가피한 일이다. 그 결과 중국ㆍ일본ㆍ한국과 같은 대미 무역 흑자국들에 대한 통화가치 절상 압력이 높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한편 세계시장에서 생존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이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과 자유무역협정(FTA) 확산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이해 관계가 서로 상충될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 지역에서 지역경제 성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한ㆍ중ㆍ일간의 자존심 대결도 한층 가열될 것이다. 일본은 이제까지 자신들이 누려온 기술 대국의 입지가 약화되지 않도록 최근 들어 한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심각한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경제의 장벽이 사라짐에 따라 인수합병(M&A) 위협도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사회적 측면에서 볼 때는 전세계에 기존의 디지털 지식 기반 사회를 뛰어넘어 ‘유비쿼터스(ubiquitous) 지능 기반 사회’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언제, 어디서든지, 무엇에든, 누구에게나 정보를 전달하고 저장하며 활용할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 새로운 사회는 전세계 비즈니스 관행을 급속하게 바꾸고 수많은 신종 유망산업을 창출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세계 여건의 급변 속에서 한국 경제가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정부는 무엇보다 세계 정세 변화에 대한 예측력과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민관 정보 채널을 효과적으로 통합 관리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각 경제주체들에게 신속하게 전파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세계 경제 추세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제도와 관행을 우리 현실에 맞게 도입하고 익히는 데 힘써야 한다. 한편으로는 WTO나 FTA 등 통상 협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우리 경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기업 역시 불활실하고 불안정한 세계 여건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환위험관리체제와 같은 상시적 위험관리체제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또한 방어적 대비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새로운 환경에서 창출되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데 앞서나가야 한다. 유비쿼터스 사회에서 큰 폭의 수요 증대가 기대되는 사업에 한발 앞서 진출해 ‘선점 효과’를 최대한 향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전략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 변화를 직시하고 이에 적응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위기 돌파 대책을 마련하는 ‘변혁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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