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회사채 시장 침체 장기화 우려

금리 변동성 심화로 기업들 발행 취소·연기…기관도 인수 기피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 발언 등으로 채권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금수요자인 기업들도 잇따라 회사채 발행계획을 취소ㆍ연기하고 있다. 또 기관투자가들 역시 금리 변동성에 대한 우려로 인수를 기피하고 있어 회사채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재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시중금리가 급등하자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회사채 발행계획을 세웠다가 이를 취소하는 등 발행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14일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전환사채(CB) 등을 포함,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약 1조4,690억원 규모지만 지금까지 발행이 확정된 금액은 7,710억원에 불과해 절반 이상이 순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 회사채의 경우 발행규모가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다. 1월 말까지 발행을 했거나 발행계획이 잡혀 있는 일반 회사채 규모는 총 4,930억원. 이중 원래 지난해 말 발행하기로 했다가 내부사정에 의해 연기한 동국제강의 2,000억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1월 발행액은 2,93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사상 최악이었다는 지난해 1월 발행액 3,800억원보다도 9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이며 전월인 지난해 12월의 2조6,570억원에 비해서는 10%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이미 회사채 발행계획을 잡아놓았던 기업들까지 이를 취소하거나 보류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한진중공업의 경우 이달 말과 다음달 초에 만기가 돌아오는 1,14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위해 신용평가회사로부터 본평정까지 받았지만 금리가 예상보다 가파른 속도로 오르자 발행을 포기했다. 삼성그룹의 한 계열사 역시 증권사와 발행을 위한 협의를 갖다가 중도에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중견 제지업체의 경우 지난해 12월 중순 200억원 규모의 운용자금 목적의 회사채 발행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다가 최근 발행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결론을 내리고 백지화시켰다. 한 증권사의 채권담당자는 “현재 파악된 것만 약 3,000억~4,000억원 가량의 회사채 발행이 중도 포기되는 등 물량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라며 “지난해 회사채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SK그룹 역시 올해 3분의1 정도밖에 발행물량을 잡고 있지 않아 발행시장 분위기는 더욱 냉랭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처인 기관들 역시 금리 변동성이 심화되자 불안감을 느낀 나머지 회사채 인수를 기피하고 있다. 한 채권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최근 매매과정에서 손절매 물량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발행물까지 신경 쓸 겨를이 별로 없다”며 “금리의 방향성에 대해 아직 뚜렷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국채는 물론 회사채도 눈을 돌릴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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