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차이나 리포트] 중, 자급률 90% 붕괴 식량안보 비상 … 올 경제정책 1순위로

식량생산 6억톤 돌파에도 육류·유제품 소비 증가로

사료용 곡물수입 급증 탓

절대 경작지 18억무 유지… 경지보호제 등 대책 부심


중국이 식량 안보에 비상이다. 식량자급률이 90% 밑으로 떨어지면서 아예 올해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식량 안보에다 둘 정도로 호들갑이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22.6%이고 일본이 31%인데 비해 중국의 2012년 기준 식량자급률은 87%로 좋은 편이지만, 중국 정부는 여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식량 안보는 중국을 이끌고 있는 공산당에게는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많은 중국인들은 300만 명이 굶어 죽었던 허난성 대기근과 중화인민공화국 설립 후 1958~1961년의 대기근을 기억하고 있다. 이에따라 식량자급률 하락은 곧 지도부의 신뢰 추락을 의미한다. 또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식량자급률 하락은 자칫 전 세계적인 곡물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중국의 한해 거시경제 계획을 세우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각종 개혁 업무가 최우선 과제로 제시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중국 공산당은 6대 경제임무 중 식량 안보를 첫 번째로 꼽았다.

◇떨어지는 식량 자급률=지난 2008년 17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전체회의(17기3중전회)에서 통과시킨 '국가식량안전 중장기계획요강(2008∼2020년)'에서 중국은 식량 자급률 95%를 마지노선으로 명시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콩·옥수수 등 수입량이 대폭 늘어나며 2012년부터 식량 자급률은 87%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2년 기준 중국의 곡물수입액은 47억 5,000만 달러로 2008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2008년 수출입에서 2억 9,8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던 쌀은 고급 제품 수입이 대폭 증가하며 2012년 8억2,8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2012년 기준 옥수수는 16억 6,800만 달러, 밀은 11 억100만 달러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3~24일 이틀간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농촌업무회의에서 중국의 식량 안보는 중국인의 수중에 있어야 하고 중국인의 식탁은 중국산 곡물이 올라야 한다는 원칙 아래 기본적인 식량 자급(95%)이 가능할 때까지 중앙정부의 재정,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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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유제품 소비 급증=중국의 식량자급률 감소의 원인은 공급보다는 수요에 있다. 도시화로 인해 경작지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경작지는 1978년 1억 2,059ha이래 1억 1,000만ha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물론 2003년 각 지방정부의 개발 정책에 전체 경작지가 9,941ha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이후 다시 늘어나 2012년 기준 1억 1,121만ha까지 올라온 상태다. 식량 생산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중국의 2013년 쌀과 옥수수, 밀 등 식량 총생산량은 2012년보다 1,236만톤(2.1%) 늘어난 6억 194만톤을 기록했다.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6억톤을 돌파했으며 10년 연속 증산도 처음이다.

그렇다면 왜 식량자급률이 하락할까. 원인은 소득증대에 따라 육류소비가 늘어나며 옥수수·밀·콩 등의 식량작물이 사료로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도시주민들의 1인당 농식품 소비현황을 살펴보면 1990년 연간 130kg을 소비하던 곡물은 2012년 78kg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25kg이단 육류는 35kg으로 늘었고 4kg에 불과하던 유제품은 14kg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육류 소비는 농촌 지역이 더 많이 늘었다. 1990년 1인당 12kg이던 육류소비는 2012년 23kg으로 늘었고 유제품은 1kg에서 5kg으로 증가했다. 결국,육류와 유제품의 소비가 대폭 증가하며 사료용 옥수수 등의 수입이 대폭 늘었다.

◇경작지 18억무가 마지노선= 중국 정부가 식량자급률 95% 유지를 위해 내세우는 정책은 18억무(1억 2,000만ha) 절대 경작지 유지다. 1무(666㎡)는 한국의 1마지기와 같은 개념으로 벼 4가마 정도를 수확할 수 있는 면적이다. 따라서 쌀 기준으로 13억 5,000만명의 식량 생산을 위한 절대 필요 면적인 셈이다.

중국 국토자원부가 조사한 경작지는 2012년 말 기준 20.27억무로 충분하지만 실제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게 중국 매체들의 분석이다. 5,000만무(333만ha)의 토지가 오염돼 실제 작물을 재배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1인당 경작지 면적도 세계평균의 절반인 0.101ha에 불과하다. 또 주요 농작물 경작지가 일부 지방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도 문제다.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중국 식량 총생산량의 91%가 13개 성에서 나왔고 이 가운데 자체적으로 소비하고 여유분을 다른 성으로 내보낼 수 있는 성은 헤이룽장, 지린, 네이멍구, 허난, 장시, 안후이성 등 6개 성에 불과했다. 중펀티엔 인민대 교수는 "비주요작물에 대한 수입을 늘려 비주요작물 경작지를 주요작물 경작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정부도 경작지 마지노선인 18억무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엄격한 경지 보호제도를 통해 공업화, 도시화, 난개발을 억제하고 용지 절약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또 각 현, 향 단위로 경지보호책임제를 실시해 지도자 역량 평가를 할때 경작지 보호 및 토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점수화해 평가지표로 삼고 있다. 식량 주산지의 경우는 경지보호 보상제도를 도시화로 인해 경지가 축소되는 것을 방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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