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컬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근작‘세계는 평평하다’에서 21세기를 세계화 3.0시대가 열린 시기라고 표현했다. 프리드먼의 세계화 3.0시대는 초고속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기술(IT) 인프라의 발달로 새롭게 열린 글로벌 경쟁체제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는 시장의 주도권이 서구 강대국의 덩치 큰 기업 위주에서 세계 각지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넘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변화하는 세계화 시대에 맞춰 한국기업들의 글로벌 전략도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진출이 생존을 위한 절박한 차원에서의 도전이었다면 최근의 해외 전략은 글로벌 경쟁을 주도하는 세계적 강자로 거듭나기 위한 차원으로 변모하고 있다. 프리드먼의 지적처럼 주요 국내 기업들이 국내에서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자로 거듭나기 위한 도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기업들은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며“올해 대기업의 해외 투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통ㆍ식음료 등을 중심으로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롯데그룹은 신 브릭스(VRICsㆍ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지역을 전략 지역으로 삼고 글로벌 롯데를 목표로 힘차게 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 하반기 러시아 모스크바에 내년 중국 베이징 번화가에서 점포를 열며 세계적 유통업체와의 경쟁에 뛰어든다. 내수 시장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식음료 부문은 이달 중국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13억 중국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던질 계획이다. 출범 3주년을 맞이한 GS그룹은 2007년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사업기반을 확보하는 해로 잡고 올해 해외 사업 매출비중을 전체의 10% 이상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GS칼텍스가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블록A 해상광구, 태국 육상 탐사광구 등 유전개발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GS홈쇼핑은 지난 2005년 진출한 충칭GS홈쇼핑을 중국공략의 교두보로 삼아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항공, 해운 등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한진그룹은 올해 글로벌 수송물류그룹을 목표로 항공기, 선박 등 수송기기에만 9,000억원을 투자한다. 대한항공은 중국, 동남아 등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 시장과 미국, 유럽 등의 취항지를 넓혀 세계 10대 항공사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진해운 역시 주요 제휴선사와의 지분 교차 소유에 이어 기착지 및 운항주기를 한층 강화해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 2007년을 글로벌 경영의 원년으로 삼은 한화그룹은 경영기획실에 글로벌 경영을 진행하고 평가하는 태스크 포스를 구성하는 동시에 사별로 진출 가능한 사업에 대한 그룹차원의 종합적인 사업 분석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11년까지 4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으로 아시아ㆍ유럽 지역의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4대권역(동유럽, 중앙아시아, 중동, 동남아)을 선정,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지난해보다 70% 늘어난 1조5,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운 두산그룹은 원천기술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해외 투자에서는 지난해보다 4배 늘어난 6,000억원 가까운 투자를 통해 해외사업 역량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인수한 두산밥콕과의 공조를 통해 미국, 유럽, 중국 등 전세계 발전설비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인수로 그룹 외형을 키우고 내실을 다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올해 전략도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 건설, 항공, 타이어, 석유화학 등 계열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올해 중점 추진과제다. 또 최근 인수한 중국과 사이판 골프장 및 리조트 사업처럼 미래성장동력인 물류와 관광레저사업 중심의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동부그룹은 최근 주력 계열사인 동부일렉과 동부한농의 합병을 통해 바이오와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부는 제조ㆍ서비스ㆍ금융 3대 분야별로 미래 신상품과 신사업을 발굴하는 동시에 기존사업을 고도화하고 성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수년간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소재ㆍ화학 분야에서 신규 고부가가치 품목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뛰고 있다. 동양그룹은 올해 주력 계열사로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양메이저를 중심으로 그룹 지배 구조 개선을 적극 펼쳐나갈 계획이다. 그룹 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여 건자재사업과 건설사업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세계 50여개국에서 4,000여명의 현지인이 근무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은 효성그룹은 각 사업부문에서 국내 1위를 넘어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가치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STX그룹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올해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아시아, 유럽, 미주,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5권역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는 40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단기적으로 10여개 이상 확대해 권역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현지화 전략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특별취재팀: 이규진기자ㆍ김성수기자ㆍ김호정기자ㆍ김상용기자/sk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