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wing’ ‘날개’ 유사상표 아닌 이유

일반인 외국어 실력이 낮아서?

‘wing’ ‘날개’ 유사상표 아닌 이유 일반인 외국어 실력이 낮아서?현직 부장판사 판례 소개 이재철 기자 humming@sed.co.kr “일반 대중은 ‘wing’이 ‘날개’라는 뜻임을 쉽게 알 수 없다.” 현직 법원 부장판사가 판결에 나타난 외국어 어휘로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어학실력을 가늠하는 취지의 이색적인 글을 써 화제다. 해당 판사는 가벼운 터치로 글을 썼지만 보는 이에 따라서는 내심 대한민국 사법부가 국민의 평균 외국어실력을 지나치게 저평가했다는 투정도 나올 법하다. 부산고법 민사3부 김용호 부장판사는 최근 법무사저널 7ㆍ8월호에 기고한 ‘판례로 본 우리 외국어실력’이라는 글에서 ‘wing(날개)’ ‘axe(도끼)’ ‘Louis(루이)’ 등의 외국어로 촉발된 유사상표 분쟁 판례를 소개했다. 이 글에 따르면 법원은 외국어로 된 문자 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할 때 일반 대중의 ‘평균 외국어실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한다. 이를 전제로 대법원은 ‘날개’라는 명사를 쓴 A상표와 ‘wing’이라는 영문자를 쓴 B상표간 분쟁에서 “두 상표는 유사하지 않다”고 판결했다고 한다. 판단의 근거는 ‘Wing’이라는 영어 어휘의 뜻을 일반 대중이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대법원은 또 ‘axe’라는 영어 상표와 ‘도끼를 쥔 손’ 모습을 형상화한 상표간 유사성 여부에 대해서도 “‘axe’라는 말의 뜻은 일반 대중이 심사숙고하거나 사전을 찾아봐야 비로서 알 수 있다”고 판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판결에 대해 재치 넘치는 어조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어실력이라는 것도 시원찮은 듯하다”고 했다. 김 부장판사는 마지막으로 ‘루이(Louis)’라는 불어의 발음 여부를 두고 촉발된 ‘루이스 가구’ 상표와 ‘Louis Fraud’ 상표간 유사성 논란 판결을 소개했다. 김 부장판사는 “대법원은 우리나라 일반 수요자의 외국어 수준을 고려할 때 ‘Louis’가 영어식 발음 ‘루이스’로 호칭될 가능성이 많음을 근거로 두 상표가 유사하다는 판결을 내렸다”며 “이는 법원이 불어와 영어 사이에서 우리 국민들이 영어 편향적임을 인정한 판결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5/07/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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