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작가들이 재해석한 전통山水

내달1일까지 경기도미술관서 기획전

예부터 산수(山水)는 자연철학의 근본이었고 화가들은 산수화(山水畵)로 즐겨 창조해 왔다. 특히 동양의 산수화는 형태 중심인 서양의 풍경화와 달리 자연경관을 심안(心眼)으로 묘사한 그림으로 동양인의 우주관과 세계관을 담았다. 이러한 산수의 정신이 오늘날에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을까?

경기도미술관(관장 최효준)은 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소장품 기획전 '산수 너머'를 4월1일까지 열고 있다. 경기도미술관 소장품 12점과 초청작가의 작품 32점을 모은 것으로 산수의 재해석에서 전통과 현대의 정신이 어떻게 계승되고 재창조되는지를 보여주는 전시회다.


겸재 정선이 실제 우리 산하를 누비며 진경산수(眞景山水)를 실현했듯 류연복은 금강산 답사를 통해 '12폭 금강산 병풍'을 제작했고, 현대 진경판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동양화가 박대성은 필묵의 힘찬 기세로 장대한 경주 홍룡폭포를 옮겨 담았다. 박병춘은 전통 산수의 현대화를 위해 자신만의 새로운 필법을 창조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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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대미술가들은 옛 그림의 형상을 빌려오되 각자 다른 감각의 차원으로 재해석한다.황인기는 레고블럭으로 거대한 산수를 창조했고, 유승호는 의성어나 의태어 같은 글자들의 배열로 소리와 모양이 모두 살아있는 산수를, 조환은 먹 대신 자르고 다듬은 철(鐵)과 그 그림자로 사상을 표현했다. 풍경 안의 인물과 감상자가 이중(二中)구조를 형성하는 박영길, 다시점을 이용해 춤을 추듯 움직이는 산수를 만드는 조인호, 과거와 현재의 공간을 합성한 김봄 등 총 24명의 현대 산수화가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최기영 학예연구사는 "경제 성장으로 인한 근대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자연에 대한 상실감과 낙원에서 추방된 것 같은 소외감이 예술가들의 마음에 자리잡게 됐고 그에 대한 체험과 성찰이 각자의 자연관과 우주관으로 작품에 반영됐다"고 소개했다.

감상의 재미를 위해 전시 구성은 마치 산행을 하듯 오르고 내리는 동선으로 이뤄졌다. 관람료 성인 4,000원.(031)481-7000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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