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고가주 단주거래, 새 투자패턴 자리잡아

우량주로 위험적고 주가도 강세 ‘일석이조’<br>거래비중 2%대…남양유업은 40% 넘어



경기도 분당에 사는 개업의 윤모씨(38)는 올해 주식시장이 열리는 첫날 삼성전자 주식 1주와 국민은행 주식 11주를 샀다. 이후 매달 100만원 정도씩을 들여 삼성전자ㆍ국민은행ㆍSK텔레콤ㆍ현대차ㆍ신세계 등 5개 종목을 골고루 사들이고 있다. “굳이 운용회사에 비싼 수수료 줄 필요는 없거든요. 5개 종목을 보면 보면 갑자기 망할 회사도 아니고 업종별로 분산도 잘 돼있습니다. 수익률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사놓으면 언젠가는 큰 돈이 돼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윤씨가 이처럼 개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식 투자를 하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20일부터 10만원 이상 고가 주식에 대해 단주거래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전에는 삼성전자 같은 우량주를 사고 싶어도 최소 거래단위가 10주여서 일단 500만원 정도는 있어야 됐지만 요즘에는 1주만 사도 되기 때문에 50만원만 있어도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패턴이 간접상품 위주로 바뀌고는 있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자기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고가 우량주를 1~2주씩 소량으로 사들여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직접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고가주에 대한 단주거래를 허용한 이후 새롭게 생겨난 투자유형이다. 고가주가 좋은 주식인 것을 알면서도 값이 비싸 사지 못하던 투자자들이 단주거래가 허용되자 저금하는 심정으로 1~2주씩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적립식 단주 투자자’인 이들은 대박을 노리며 주식에 몰빵하던 과거의 직접투자자들과는 다르며 고액의 운용수수료를 내면서 자기 돈을 잘 굴려달라며 목돈을 들고 증권사를 찾는 간접투자자와도 또 다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단주거래가 허용된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는 10만원 이상 고가주의 총호가수량에서 단주호가수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1%대였다. 즉 거래를 위해 매도ㆍ매수 의사를 표시한 주식 100주 중에서 단주로 호가를 부른 수량이 1주 정도 됐다. 이 비율이 3월부터는 2%대로 느는 등 전반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은 올들어 주가도 전반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지난해 12월20일 44만5,000원에서 지난 24일 현재 49만1,000으로 5만원 가까이 올랐다. 남양유업ㆍ농심ㆍ롯데칠성ㆍ신세계 등 이름만 들어도 우량주로 소문난 고가주들 역시 대부분 올해 주가가 좋다. 특히 올들어 주가가 괜찮다는 점에서 단주 거래가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의 경우 지난 4월 단주 비율은 40.5%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거래를 위해 호가를 제시한 10주 중 4주는 단주였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적립식 단주 투자에 대해 ▦고가주들이 기본적으로 우량주여서 사놓으면 손해볼 일은 거의 없으며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할 경우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도 있고 ▦1~2주씩 소량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투자 부담도 없고 현금화하기도 쉽다며 리스크가 적은 투자모델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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