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차 파업 선거용 이었나"

박유기 노조위원장, 금속노조위원장 출마 추진에 비난 확산<br>다음달 선거 앞두고 勞勞갈등 조짐

사상 초유의 성과급 차등지급 문제로 연초부터 무리하게 파업을 주도했던 현대자동차 박유기 노조위원장이 오는 2월 실시되는 금속노조 위원장 선거 출마 뜻을 사실상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차 노조 내부의 반발이 고조되는 등 노노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현대자동차 및 금속노조 등에 따르면 현재 금속노조 내부에서는 다음달로 예정된 차기 위원장 선거에 박 위원장의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속노조 위원장 선거는 22일 후보 등록 마감을 거쳐 다음달 13~15일까지 전체 15만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속노조에는 현대ㆍ기아차를 포함, 지엠대우와 쌍용차 노조 등 완성차 노조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다 현대차 노조가 이미 지난해 산별노조 전환을 결정한 상태여서 위원장의 권한과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출마가 기정사실로 전해지면서 현대차 노조 내부에서는 ‘성과급 투쟁은 위원장 선거 출마용’이라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성과급 미지급 문제로 촉발된 사상 초유의 불법파업이 금속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노조 집행부의 일종의 포석이라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 노조 홈페이지에는 이 같은 비난 여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모 조합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박 위원장이 상여금 투쟁 합의서를 작성한 지 하루 만에 금속노조 위원장 출마를 결정했다. 상여금 관련 합의서에 대해 조합원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국 조합원은 늘 이용당하고 일부 간부들은 상급조직으로, 민주노동당으로, 국회의원으로 출세가도를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실제 이번 성과급 파업사태 이후 기아차와 지엠대우ㆍ쌍용차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박 위원장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져 벌써부터 당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여기에다 박 위원장은 이날 변호사를 통해 “처리할 것이 많아 2월 말까지 출두를 미루겠다”는 사유서를 법원에 공식 제출한 것으로 밝혀져 다음달 선거를 적극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박 위원장은 지난 성과급 협상 당시 공식 성명에서 “일부 언론 등에서 이번 파업이 금속노조 위원장 선거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출마를 생각한 적도, 출마할 계제도 아니다”고 강력 부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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