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머리는 되도록 저녁에 감으세요

■ 겨울철 척추·관절 건강 지키려면 <br>기상 직후엔 척추 뻣뻣 자칫하면 허리 삐끗<br>급격한 움직임 기온차이로<br>근육 관절 수축 염좌 위험<br>가벼운 스트레칭 해줘야

의료진이 한 직장인의 목과 어깨부위의 통증을 살펴보고 있다. 겨울철에는 목·허리 등의 부위에 부상을 입기 쉬운 만큼 꾸준한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서울경제DB


평소 허리가 좋지 않던 직장인 박성식(43)씨는 얼마 전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다 허리를 삐끗해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아야 했다. 주부 김미진(32)씨도 욕실에서 쪼그려 앉아 머리를 감다가 갑자기 허리에 통증을 느껴 며칠간 고생을 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목과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근육이 경직되고 몸의 유연성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잘못된 자세와 습관 등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근육이 경직되는 겨울철에는 생활습관만 바꿔줘도 건강한 척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집 앞이나 아파트 주변, 사업장 앞 도로에 눈이 쌓이게 되면 제설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잘못하면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염승철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쌓인 눈은 무게가 상당하고 추운 환경에서 오랫동안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나 어깨, 팔목 등에 큰 무리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눈이 그치면 한꺼번에 치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중간에 한두 차례 가볍게 치워주면 나중에 눈의 무게도 줄일 수 있고 수월한 제설작업이 가능하다. 눈이 그치고 난 뒤 3~4시간 정도까지는 눈이 얼지 않아 제설작업이 쉽다.

제설작업시에는 춥기 때문에 두꺼운 패딩이나 장갑을 끼고 나가지만 몇 분 정도 움직이고 나면 땀이 날 정도로 덥다. 이때 덥다고 패딩이나 장갑을 벗는 것은 금물. 옷을 벗으면 급격한 온도차이로 인해 근육이나 관절이 급격히 수축해 염좌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고 나가 하나씩 벗는 식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좋고 작업을 시작하기 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면 급격한 움직임으로 인한 염좌나 관절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제설작업은 의외로 많은 노동이 필요하다. 눈을 치울 때는 빗자루보다는 제설용 삽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삽질'은 허리를 숙이고 무거운 눈을 들어 올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허리에 부담을 많이 준다. 눈을 치울 때 상체만을 사용하게 되면 쉽게 지칠뿐만 아니라 허리와 팔에 무리가 가 근육통이나 염좌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염 원장은 "눈을 치울 때는 허리가 아닌 허벅지와 다리의 힘으로 밀듯이 치우는 것이 좋다"며 "상체로 눈을 들어 좌우 측으로 던지는 듯한 동작은 허리에 큰 무리를 준다"고 말했다.


제설작업을 하다가 허리나 팔을 삐었거나 뻐근한 증상이 발생했다면 집에서 간단한 찜질을 통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통증이 발생한 초기에는 냉찜질을 해 붓기를 막고 통증을 완화시키고 이후에는 온질찜을 해 근육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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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척추가 뻣뻣해져 머리 감기처럼 사소해 보이는 행동도 자세에 따라 허리나 목 통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척추 건강을 위해서라면 되도록 저녁에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수면 중에는 척추가 경직되기 때문에 기상 직후 척추가 뻣뻣한 상태에서 머리를 감으면 자칫 삐끗하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아침에 감아야 하는 경우라면 5분 이상 목과 허리 스트레칭을 한 뒤 샤워기를 등지고 서서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힌 자세로 감아야 목과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스트레칭은 우선 앉은 채로 고개를 최대한 뒤로 젖혔다가 다시 최대한 아래로 내려준다. 그 다음에는 목을 45도 옆으로 돌려주는 동작을 반복한다. 바닥에 대야를 놓고 쪼그려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감는 자세는 금물이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은 "허리를 구부리면 척추신경을 압박하고 무게중심이 허리에 집중돼 허리디스크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며 "고개를 숙이는 자세 역시 일자목을 유발하고 목과 어깨를 경직시킨다"고 설명했다.

허리와 고개를 구부려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는 자세는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지만 척추에 부담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만약 머리를 감을 때 목이 뻐근하고 고개를 돌리기 힘들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특히 미용실에서 누운 자세로 머리를 감을 때 통증 여부로도 목디스크를 확인할 수 있다. 머리를 감기 위해 목을 뒤로 젖히는 동작이 병원에서 진단을 위해 환자에게 취하게 하는 검사 자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고도일 병원장은 "환자가 머리를 뒤로 젖혔을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뒤로 젖힌 상태에서 고개를 좌우로 움직였을 때 움직인 방향의 어깨와 팔에 통증이 느껴지면 목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목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원인 중 하나는 두꺼워진 옷차림이다. 모피코트처럼 두꺼운 옷을 껴입게 되면 목과 어깨에 가해지는 무게가 여름에 비해 5~10배까지 늘어난다.

김기옥 모커리한방병원 원장은 "두꺼운 외투는 실내에서 벗어두어 목에 가해지는 무게를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 좋다"며 "또한 내복 착용으로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고 수시로 온찜질을 해줘 관절 경직과 혈관수축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연말 술자리도 허리건강을 해치는 한 원인이다. 대부분의 연말모임은 과도한 음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과음은 허리디스크에 악영향을 준다. 알코올은 디스크에 혈액과 수분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하며 해독될 때 많은 단백질이 사용되기 때문에 근육이나 인대로 가는 단백질의 양이 줄어들고 근육과 인대가 물러지게 된다.

겨울철 가벼운 실내 스트레칭은 목과 허리의 부상을 막아준다. 목을 돌리거나 뒤로 젖히고 양팔로 크게 원을 그리는 양팔 돌리기나 허리를 뒤로 젖혀 20초가량 유지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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