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패션업체 구조조정 바람 거세다

매출 급감에 부도공포 확산… 사업부 개편·브랜드 정리 나서


"이 겨울을 넘길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요즘 패션업계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경기침체로 따른 매출 부진을 견디지 못해 중소 패션업체들이 줄줄이 나가 떨어지고 있고 그나마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조차도 브랜드 정리에 한창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어느 부문보다 먼저 패션업계가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업체마다 사업부 개편 및 감원, 브랜드 재조정 등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말했다. ◇급감하는 의류 매출= 경기불황이 심화되기 시작한 지난 9월 이후 국내 주요 백화점의 의류 매출은 뚝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 8월 전년 동기 대비 16.3%와 13.7%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던 남성과 여성의류는 9월 들어 마이너스 성장으로 반전됐거나 한자릿수 성장에 그치고 있다. 지난 9월 작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남성의류 매출은 11월에도 2.3% 줄었으며 여성의류의 경우 9월과 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6%와 1.7%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롯데백화점의 의류매출은 지난 9월 이후 줄곧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9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7%와 2% 감소한 남성과 여성의류 매출은 10월에도 6%와 2% 줄었고 11월 들어서는 감소 폭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확산되는 부도공포=이 같은 매출 감소는 중소 패션업계들의 부도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고급 디자이너 브랜드 '원재패션'이 부도를 맞은데 이어 신영어패럴의 중저가 남성복 브랜드 '마렌지오'도 17일 문을 닫았다. 또 남성 어덜트 캐주얼 브랜드 '필모아' 역시 자금난 악화로 지난달 말 당좌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앞선 지난 9월에는 '마리끌레르'와 '이지엔느'를 생산하던 중견 패션업체 패션네트와 남성복 '트래드클럽'으로 유명한 트래드클럽&21, 캐주얼 브랜드 '티피코시'의 유앤드림 등이 잇달아 부도를 맞으며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 밖에도 대광직물의 남녀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 '엠볼리'는 이달 초 영업 중단을 선언하고 지난 주부터 고별행사를 진행 중이며 남성복 '본'과 '예작' 등을 운영하는 우성아이앤씨의 남성패션소품 브랜드 '아이핏6'도 판매부진으로 최근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패션대기업, '부진 브랜드 정리 중'=패션 대기업이라고 사정이 나은 게 아니다. 코오롱패션은 지난 2004년부터 수입 판매하고 있는 프랑스 남성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라크르와 옴므'의 영업을 올해까지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LG패션은 지난 2003년부터 수입 판매하던 골프웨어 브랜드 '애시워스'를 올 상반기 계약 연장을 포기하며 영업을 중단했다. 또 다른 대형 패션업체들도 조만간 브랜드 정리 및 사업부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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