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北 11·23 연평도 도발] 中 "北은 버릇없는 아이"

위키리크스 공개…천영우 수석 “김정일 사후 2~3년 뒤 북한 붕괴”

한반도 통일이 한국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가 중국 지도층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북한을 “버릇없는 아이(spoiled child)”로 치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공산당 간부들은 더 이상 북한을 쓸모 있거나 믿을 수 있는 동맹국으로 여기지 않고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새로운 군사충돌 위험을 피하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지난 28일 공개한 미 국무부의 기밀 외교전문을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뉴욕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위키리스크가 공개한 주한미국대사관의 외교 전문을 인용,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이 외교차관을 지내던 지난 2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와의 공식 오찬에서 이 같은 중국 당국자들의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전문에 따르면 천 수석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경제적으로는 이미 붕괴됐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2~3년 뒤에는 북한 체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 수석은 또 6자회담 당시 사석에서 대화를 나눈 중 당국자 2명의 말을 인용,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이 이제는 한반도의 ‘완충지대’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천 수석은 북한정권 붕괴 이후 중국이 군사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중국의 전략적인 경제 이해관계는 이제 북한이 아닌 미국, 일본, 한국”이라며 일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과 거리를 두려는 중국의 변화는 특히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및 핵실험 이후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풀이했다. 또 다른 전문은 한 국제기구 중국 대표의 말을 인용, 중국이 한반도 유사시 30만명의 북한 난민을 수용할 의사가 있으며 북한 주민들이 한꺼번에 대거 몰려들 경우 병력을 동원해 국경을 봉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 조건으로 우리 측에 경제적 지원을 요청했던 사실도 밝혔다. 지난 2월 김성환 당시 외교안보수석과 커크 캠벨 미 국무부 차관보의 대화 내용을 담은 전문에 따르면 김 수석은 한국 정부가 지난해 가을부터 북한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접촉해 왔다고 밝히고, “북측이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경제적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캠벨 차관보에게 밝혔다. 김 수석은 이 자리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경제 지원 요청을 위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실제로 3개월 뒤인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다만 북한과 중국의 긴밀한 동맹 관계와 다각적인 정보 수집에도 불구, 북한 내부의 움직임은 한국과 미국은 물론 중국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외교전문에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천안함 사태와 최근 공개된 북한의 핵설비, 연평도 공격 등 일련의 움직임은 외교전문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으며,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후계구도 역시 중국에 사전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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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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