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상장을 발판 삼아 인증사업 영역을 기존 정보통신 부문에서 원자력·방산·우주항공 등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이른 시일 내에 외국계 인증기업에 빼앗긴 국내 시험인증 시장을 되찾아올 것입니다."
박채규(54·사진) 디티앤씨 대표이사는 "지난해부터 상장 준비작업과 더불어 원자력·방산·우주항공 등 신규 사업 진출에 필수적인 신뢰성·환경 시험센터 건립을 추진해왔으며 정부 인증과정을 거쳐 내년 6월부터 시험센터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며 "장보고함에 들어가는 방산 부품이나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사의 물량 등 시험인증 물량을 사전에 확보해놓은 만큼 센터 가동과 동시에 신규 사업 부문의 매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티앤씨는 제조사의 특정 제품이 품질·안전·환경 등에 관한 국가 간 표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시험·검증하는 시험인증 서비스 업체다. 현재 국내 안전인증(KC인증), 유럽공동체마크(CE)인증,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인증 등 전 세계 180여개국의 규격 관련 시험승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자유무역시대의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자리매김한 시험인증 시장의 고속성장과 더불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디티앤씨의 매출액 연평균성장률(CAGR)은 50%에 육박한다. 이번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 시험인증업계 최초의 상장이다.
신규 사업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의료기기·자동차전장 등 기존 사업 부문의 전망 역시 장밋빛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우선 현재 디티앤씨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4%에 달하는 정보통신 부문은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의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로 시험인증 대상이 되는 제품 규모는 축소될 수 있으나 3밴드 롱텀에볼루션(LTE)·다중입출력시스템(MIMO) 등 고부가가치 기술의 채택이 늘어나면서 모델별 시험인증 횟수나 비용은 오히려 더 증가할 것"이라며 "현 수준의 성장세는 지속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정보통신 부문의 매출액은 179억원이며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액 연평균성장률은 41% 수준이다.
지금껏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둬온 의료기기와 자동차전장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평가다. 박 대표는 "의료기기의 전기·기계적 안전에 관한 공통규격인 IEC 60601-3판 기준의 내년 시행을 앞두고 그동안 의료기기 업체들은 시험인증과 관련한 번거로움을 줄이고자 신제품 출시 등을 미뤄왔으며 그에 따라 의료기기 부문 시험인증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며 "내년부터는 새롭게 강화된 인증규격에 맞춰 의료기기 업체들이 신규 물량을 대거 시장에 풀 것으로 예상돼 해당 사업부의 실적 전망이 밝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전장 부문의 경우도 주요 고객인 현대·기아차가 내년부터 전장 부품의 신뢰성품질시험을 의무화하는 만큼 성과가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에 따른 전방 산업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디티엔씨는 올해도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전방 시장의 변동과 무관하게 꾸준한 수요가 창출되는 시험인증 산업의 특성상 올해도 매출액 기준 5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는 2017년까지 매출액 1,000억원, 당기순이익 3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디티앤씨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8.7% 증가한 202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5.2% 늘어난 53억원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이번 상장이 외국계 인증기업에 잠식당한 국가 기간산업 시험인증 시장을 되찾아오기 위한 첫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다국적 글로벌 기업이 원자력·방산·우주항공 등 국내 기간산업의 시험인증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회로도, 설계도, 부품 리스트 등 제품의 핵심 기밀자료가 국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장을 계기로 신규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해 국내 산업기반을 지켜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