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글로벌 증시 투자 확대로 80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투자 손실을 입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 인민은행의 외환 보유고를 바탕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SAFE가 지난 2007년부터 투자 포트폴리오 다원화 차원에서 해외 투자를 늘렸지만, 금융위기와 맞물리면서 손실만 키우는 악수를 둔 셈이 됐다는 지적이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의 분석자료를 인용, SAFE가 금융위기로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날렸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서 이코노미스트는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SAFE는 1,600억달러의 해외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며 "세계적인 증시 폭락을 감안할 경우 800억달러가 넘는 순실을 봤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재무부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중국이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는 1,000억달러로 집계됐다. 두 해 전인 지난 2006년 6월 기준 중국의 미국 보유 주식 규모가 40억달러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2007년 무렵부터 SAFE 등의 해외투자가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세서 이코노미스트는 "SAFE가 투자 다변화 전략을 통해 미국 주식을 대거 매수해 왔으며,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 속에서도 물타기 차원의 매수가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SAFE의 투자 전략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SAFE는 지난 2007년부터 미국의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7월까지 과감한 해외 투자에 나섰다.
특히 SAFE는 당시 외환보유액 1조8,000억달러 가운데 15%가량을 회사채나 주식 같은 고위험 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