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공태양' 만들기 본격 시동

■ 핵융합연구장치 'KSTAR' 위용<br>12년만에 개발 완료… 세계 7번째 실험로<br>플라즈마 생성 성공땐 핵융합 주도권 확보<br>기술한계 극복못하면 에너지 전략 혼란일듯



미래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마침내 ‘인공태양’ 만들기에 본격 뛰어들었다. 무한 청정에너지로 알려진 핵융합 에너지를 얻는 데 필요한 인공태양 실험장치 ‘케이스타(KSTAR)’가 12년 만에 국내 기술로 완성돼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무려 3억도에 달하는 열을 발생시키는 플라즈마를 생성하는 임무를 맡은 KSTAR가 성공적으로 가동될 경우 우리나라는 온실가스와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무한 에너지을 얻게 된다. 반대로 실패할 경우 향후 최대 수조원의 연구개발 비용이 물거품이 될 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미래 에너지 확보 전략에도 일대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성패율이 반반씩 상존하는 이른바 ‘기술적 도박’이 시작된 것이다. ◇‘인공태양’ 완공으로 세계 핵융합 에너지 대열 합류=과학기술부는 13일 “대덕연구단지 내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지난 2005년부터 3,090억원을 들여 개발한 KSTAR 완공식이 14일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KSTAR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직접 생성하는 실험을 수행하는 일종의 거대한 최첨단 ‘자석’으로 미국ㆍ유럽연합(EU)ㆍ일본ㆍ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6번째 핵융합 실험로에 해당한다. 핵융합 에너지는 가벼운 원소의 원자핵들이 태양에서처럼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돼 있는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로 결합, 무거운 원자핵이 되는 핵융합 반응을 통해 발생하는 막대한 열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 방식이다. 핵분열 원리를 이용, 폭발 위험이 상존하는 원자력 발전과 정반대의 원리를 이용하게 돼 안전성이 우수하다. 특히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와 흙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는 리튬(삼중수소)을 원료로 사용하고 온실가스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배출하지 않아 미래 청정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핵융합 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 오염 물질은 작업복ㆍ장갑 등 모두 저준위 폐기물에 속한다. ◇플라즈마 생성 성공시 핵융합 주도권 확보=이에 따라 완공식인 14일부터 오는 2025년까지 앞으로 18년간 가동되면서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에 필수적인 초고온 고밀도 플라즈마의 장시간 운전기술(목표시간 300초) 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무엇보다 KSTAR가 3억도에 달하는 열을 견디며 플라즈마를 실제 생성시킬 수 있을지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기존 실험로 확보 국가들보다 먼저 KSTAR가 플라즈마 생성에 성공할 경우 2015년 완공될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 과정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ITER는 범국가 차원의 핵융합 발전 실험로 건설 프로젝트로 한국ㆍ유럽연합(EU)ㆍ러시아 등 7개국이 공동 참여해 건설을 추진 중이다. KSTAR의 사전 습득 기술이 ITER로 전수되는 셈. 따라서 KSTAR의 플라즈마 조기 생성 기술 확보는 ITER의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목표(2040년)보다 한발 앞서 한국이 상용 핵융합 발전소를 구축할 수 있는 핵심 ‘열쇠’다. KSTAR 운영기관인 국가핵융합연구소 신재인 소장은 “2012년까지 1단계 운영기간 동안 최초의 플라즈마 발생에 모든 연구 역량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한계 극복 못하면 국가 에너지 전략 일대 혼란=다행히 출발은 다른 나라에 비해 순탄한 편이다. , 미국ㆍ일본ㆍEUㆍ프랑스ㆍ인도ㆍ중국 등 총 7개국. 이 중 인도와 중국의 실험로는 이미 완공했지만 진공성능 이상으로 애로를 겪고 있다. 반면 KSTAR는 지난달 완공을 위한 마지막 실험인 진공 시운전에서 완벽한 진공 성능을 검증받았다. 그러나 KSTAR가 당초 목표를 적기에 달성하지 못할 경우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95년 첫 삽을 뜬 이래 3,090억원의 예산이 KSTAR에 투입됐다. 여기에 2022년으로 예정된 3단계 운영기간까지 추가로 수천억원의 운전 예산이 들어간다. 천문학적 소요 비용이 물거품으로 사라지게 될 우려가 크다. 여기에 국가 장기 에너지 공급 로드맵의 한 축이 붕괴된다는 점에서 에너지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더구나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바로 상용화가 가능할 만큼 낮은 비용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지 여부다. 권면 국가핵융합연구소 연구개발부장은 “현재 원자력 발전단가가 40원30전 수준으로 핵융합 에너지의 목표는 이보다 약간 높은 100원 정도”라며 “이 같은 목표가 가능해지려면 발전단가를 낮출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핵융합 에너지=태양이 열을 내는 것과 같은 유사한 원리로 수소 원자핵끼리 합쳐지면서 에너지를 내뿜는 것을 말한다. 핵분열인 원자력 발전과는 반대되는 물리현상으로 폭발 위험이 거의 없는 대용량 고효율 청정에너지로 평가 받고 있다. 2040년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세계 주요 국가가 관련 기술개발을 위한 공동 컨소시엄(ITER)을 구성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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