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류세 인하 정부 반대논리 "부적절"

“휘발유 값 올려도 소비 안줄었다”<br>29일 비공개 경제정책조정회의서 논의했는지 관심


유류세 인하 정부 반대논리 "부적절" 휘발유 값 내리면 소비 늘어난다?가격 올려도 소비 줄지않는 필수재 자리잡아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휘발유와 경유는 가격 탄력성이 높기 때문에 유류세를 낮추면 가격 인하효과가 발생, 되레 수요가 늘어날 뿐이다." 유류세 인하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그동안 유류세 인하의 반대 논리 중 하나로 제시한 것이 '휘발유(경유)의 가격 탄력성' 논리다. 유류세를 인하하면서 휘발유 가격을 낮출 경우 휘발유 소비가 급증, 국제수지와 국민경제에 주름살이 온다는 논리다. 실제 그럴까. 국제유가가 오르기 시작한 지난 2004년 1월 이후의 국내 휘발유와 경유가격의 추이, 그리고 각각의 소비량의 추이를 비교한 결과 이들 두 지표의 상관관계는 단순 그래프만을 비교해도 비탄력적인 것으로 나왔다. 즉 가격이 떨어지면 유류 소비가 늘고 가격이 오르면 소비량이 줄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과 맞지 않았던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IMF 이후 경제구조의 변화로 인해 휘발유나 경유는 필수재가 돼 가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격탄력성은 가격이 1% 변화하였을 때 수요량은 몇 % 변화하는가를 절대치로 나타낸 크기이다. 탄력성이 1보다 큰 상품의 수요는 탄력적(elastic)이라 하고 1보다 작은 상품의 수요는 비탄력적이라고 한다. ◇휘발유ㆍ경유, 이미 비탄력 재화=휘발유나 경유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이미 비탄력적인 재화가 됐다. 2004년 5월의 휘발유 가격(주유소 기준)은 리터당 1,367원11전. 같은 시기 소비량은 각각 488만9,000배럴이었다. 이후에도 휘발유 가격은 5월 기준으로 ▦2005년 1,399원30전 ▦2006년 1,542원99전 ▦2007년 1,537원64전의 상승흐름을 보였다. 정부의 주장대로 휘발유가 탄력적이라면 가격이 오르면 소비량은 줄어야 맞다. 하지만 반대다. 소비량은 줄지 않았다. 2005년 5월의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동기보다 4.7% 증가한 511만9,000배럴에 달했다. 또 가격이 2004년 5월에 비해 12.4%나 올랐던 2007년 5월 역시 소비량은 540만4,000배럴로 10.5%나 증가했다. 연구기관 역시 휘발유ㆍ경유를 비탄력적으로 보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차량연료 간 적정가격 비율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휘발유의 단기 수요탄성치(절대값)는 0.167~0.209, 경유의 탄성치는 0.240~0.244로 조사됐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가격탄력도가 0.2 정도에 그쳐 매우 비탄력적이었다. 정부 기관의 한 관계자도 "솔직히 유류가격이 내린다고 해서 소비가 늘 것이라는 정부의 판단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유류세 조정할까=정부가 유가 급등에 따른 국민의 실질적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작업에 착수하면서 유류세도 조정 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9일 오후 과천청사에서 권오규 부총리 주재로 비공개 경제정책조정회의가 열려 이 같은 경제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됐는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국제유가 1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오일파동이 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유류세 인하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올해 세수 초과 징수액이 11조원을 기록하고 있어 유류세를 10% 인하(세수는 2조원 감소)해도 전체 예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10/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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