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하겠지만 이는 주로 외식업계와 유통업계의 매장인력 확대에 따른 것으로 전반적인 채용시장 분위기는 작년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18일 취업전문업체 스카우트(www.scout.co.kr)가 올해 채용계획을 수립한 업종별 주요기업 12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신규로 뽑는 인원(비정규직 포함)은 3만1천400명으로 작년(2만9천770명)보다 5.5%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채용하겠다'는 회사가 86개사로 66.7%를 차지했고 '줄이겠다'는 기업이 23.2%(39개사)였던 반면 '늘리겠다'는 기업은 10.1%(13개사)에 그쳐 업종별.기업별 양극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업종별로 보면 식품.유통이 매장확대에 힘입어 작년보다 채용규모를 22.8% 늘릴전망이며 자동차(4.8%)와 전기.전자(3.7%)도 각각 150명, 320명 가량 더 뽑을 예정이다.
반면 기계.철강.조선업의 채용규모는 18.0%(180명), 건설.목재는 13.6%(240명)각각 줄어 취업문이 작년보다 훨씬 좁아질 전망이며 증권(-9.4%), 석유화학(-8.7%),제약(-6.4%), 은행(-2.4%), 정보통신(-1.2%) 등의 채용도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유통.외식업계 채용문 `활짝' = 외식업계에서는 아웃백스테이크가 작년보다 600명 늘어난 2천여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며 스카이락, 빕스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은 당초 계획보다 200명 늘어난 600여명을 뽑을 예정이다.
아울러 아모제, TGI프라이데이스, 베니건스 등도 각각 매장 신규오픈에 맞춰 적게는 600명에서 많게는 1천명을 뽑을 방침이어서 이들 업체에서만 올해 최소 4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됐다.
신세계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지난해(135명)보다 40% 늘어난 195명으로 잡고 있으며 매장 전문직 및 파트타이머 등까지 합친 총 채용인원은 3천500여명으로 작년보다 20% 가량 늘리기로 했다.
매년 500여명을 뽑는 CJ주식회사는 올해에도 대졸사원 200명을 포함, 총 500여명을 채용하고 한국야쿠르트는 이미 완료한 상반기 채용 50여명을 포함, 올해 총 120여명을 뽑을 계획이다.
반면 패스트푸드 업계는 패스트푸드 소비 감소로 매장 수가 줄어 올해 채용을동결하거나 줄일 것으로 예측됐다.
◆전기.전자.자동차 소폭 증가 = 전기.전자업계도 삼성전자, LG전자, LG필립스LCD 등 대형업체들이 지난해 수준으로 채용규모를 유지하거나 다소 늘릴 예정이어 전반적인 분위기는 밝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4천~5천여명을, LG전자는 지난해보다 400명 늘어난3천명을 각각 채용할 예정이며 LG필립스LCD는 현재 진행중인 상반기 채용을 포함해총 1천명을 뽑을 예정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현재 진행중인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작년보다 50% 늘어난 600여명을 뽑으며 해외 고급인력 100여명에 대한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대우자동차판매는 올초 영업인력을 1천명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600여명을 뽑은 GM대우는 올해 채용규모가 줄어들 전망으로 지난 1월께 80명을 채용했고 나머지 상반기 인력은 소규모로 수시 충원할 방침이며 하반기 200여명을 공채로 뽑는다는 계획이다.
◆건설.조선.금융.제약 `흐림' = 건설업은 올해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채용을줄이거나 동결한다는 방침으로 최근에는 프로젝트에 따른 1~2년 계약직 채용이 많아졌으며 현장단위 채용도 늘고 있다.
지난해 250여명을 뽑은 SK건설은 올해는 채용인원을 다소 줄일 예정이며 포스코건설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선.기계에서는 STX그룹이 현재 150여명 규모의 상반기 공채를 진행중이며 10~11월께 하반기 공채를 실시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대졸 24명등 총 70여명)로 채용을 진행한다.
제약업계는 큰 폭으로 채용규모가 줄지는 않았지만 당초 상반기 계획했던 채용시기를 하반기로 미루는 등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0여명을 채용한 일양약품은 당초 4월에 상반기 공채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올해 100여명을 뽑을 예정인 중외제약은 3월 진행하기로 했던 상반기 채용을 6월경으로 미루기로 했다.
삼성제약공업은 지난해 70여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작년의 3분의 1수준으로 채용규모로 축소할 계획이며 지난해 60~70명을 뽑은 태평양제약도 올해 채용규모를 다소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계는 대부분 회사가 아직 구체적인 채용규모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으며증권.보험업계는 영업직 위주의 소규모 상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2년간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던 신흥증권이 올 상반기 두자릿 수 규모의 채용을 진행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정보통신, 기업별로 편차 커 = 팬택계열과 NHN, 레인콤 등 시장을 선도하는몇몇 기업들은 올해 채용규모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늘릴 예정이지만 그동안채용을 주도해왔던 SI업계와 통신, 게임 등은 올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팬택계열은 지난해(400여명)보다 20% 가량 채용을 늘릴 예정인데 매년 하반기공채만 진행했던 팬택사는 올해 처음으로 상반기에 신입사원을 공채한다.
올해 250~300명을 뽑는 NHN은 5~6월경 경력직 공채와 인턴 모집 계획을 세워두고 있으며 레인콤은 지난해와 비슷한 100여명을 뽑는데 전체의 5%에 불과했던 신입사원 채용을 올해에는 20~30% 가량 늘려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한다.
지난해 350여명을 뽑은 KT는 올해에도 비슷한 규모로 신규인력을 충원하며 LG CNS는 오는 9월께 200여명의 신입사원을 공채한다.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 등 게임 업체는 주로 소규모 수시채용을 통해 기업에 따라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100명까지 충원하며 안철수연구소는 연간 경력직위주로 40~50명을 수시로 뽑을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
